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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3박4일 여행(part 2)

시카고가 궁금해(46-2) 멕시코 휴양지 칸쿤 다녀오기

<...칸쿤 3박4일 여행(part 1) 이어서>


<셋째날, 10일(금)>


칸쿤 온 사람들 호텔에만 머물지 않는다. 유적도 보고 스노클러, 스쿠버다이버, 보트 투어 등 바다도 즐긴다. 관광 상품 많다. 예약은 로비 한쪽에서 가능하다. 우린 유적을 택했다. 마야 문명 치첸이트사(Chichen Itza. 또는 치첸이차, 치첸이사)를 둘러보고 거대 씽크홀 물 찬 곳(Hacienda Chukum)에서 수영. 오전 7시 50분 호텔 떠나 오후 6시 다시 호텔 복귀하는 일정.

마야 문명 치첸이트사(Chichen Itza. 또는 치첸이차, 치첸이사) 대표 유적 신전인 엘 카스티요 신전.

치첸이트사는 멕시코 유카타주(州)에 있는 7~13세기 후반의 대도시 유적이다. 대표 건물인 높이 24m의 신전인 엘 카스티요 피라미드, 길이 166m, 너비 69m인 뻴로따 구기 경기장을 포함해 많은 유적지가 있다. 가이드 설명을 좇아가면 되는데, 온통 영어로 말해 알아듣기는 쉽지 않다.


버스에서 내리면 우산을 나눠준다. 뭐지? 했는데 유적지 관광 내내 엄청 뜨거운 태양이 작열한다. 그늘 찾기도 쉽지 않아 필요한 장비다. 살 나가 온전하게 펴지지 않았다는 건 단점. 주변 즐비한 상인들 대부분 기념품을 팔기 때문에 마실 물도 필수다. 호객 행위는 심하지 않은데, 그 많은 사람들이 하루 몇 개나 파나 걱정될 정도.

사람들 가는 데로 졸졸 따라가면 이렇게 '말로만 듣던' 마야 문명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이나 유튜브에서 보던 거 실제로 보니 신기하기는 하다. 시끌벅적 입구를 지나 길을 좀 따라가다 보면 드넓은 광야에 각종 건물이 모습을 보인다. 오른쪽 피라미드 신전을 두고 먼저 방문한 곳은 뺄로따 구기 경기장. 마야 문명 중에서도 최대 크기 경기장이란다.

여기서 공놀이를 했는데, 이게 그냥 게임이 아니다. 일종의 종교 의례로 말 그대로 목숨 걸고 하는 것이다. 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게임에 진 선수들은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이해 안 되는 건 이긴 팀 주장(!)도 제 목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 종교의식이라 그 자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니 현대를 사는 나는 이해할 수 없다.


경기 방식도 이채롭다. 공놀이인데 손발을 쓰면 안된다니. 어깨와 다리를 이용해 길이 95m, 높이 8m에 달하는 대경기장 벽에 설치한 석조 고리에 공을 넣으면 득점이 인정된다. 벽 아래 쪽에는 게임에 진 선수들 목이 잘린 모습이 새겨져 있다.


한 가지, 여기에서 사람들 집단으로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이드도 해보라고 시킨다. 뻥 뚫린 곳임에도 일종의 공명 현상. 여기서 손뼉을 치면 메아리처럼 울린다. 이런 구조 때문에 이쪽 끝 앉은 왕의 말을 반대편 사람들이 확성기 없이도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신기하다.

뺄로따 구기 경기장. 벽화(맨 오른쪽)에 패배한 선수 목을 치는 장면이 부조돼 있다. 이겨야 사는 공놀이. 

그래도 여기 치첸이트사 최대 볼거리는 엘 카스티요(El Castillo) 신전이다. 뱀신 쿠쿨칸을 섬기는 신전으로, 높이 30m, 9층의 계단식 피라미드 건축물이다. 밤과 낮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과 추분에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 뱀의 형상을 볼 수 있다고 해서 화제인데, 혹자는 후대 사람들이 지은 얘기라고도 한다. 한때 꼭대기 신전까지 가파른 계단 이용해 올라갈 수 있었다는데, 꽤 오래전부터 폐쇄된 상태. 관광객들 사진 찍느라 정신없다.

엘 카스티요(El Castillo) 신전. 뱀신 쿠쿨칸을 섬기는 신전으로, 높이 30m, 9층의 계단식 피라미드 건축물이다

거기서 나와 간 곳이 ‘세노테’’라 불리는 일명 ‘성스러운 우물’. 석회암 지대 침식 작용으로 생긴 일종의 씽크홀인데, 지표면 뚫린 구멍을 통해 사람을 통째로 제물로 바친 곳이다. 치첸이트사에 있는 세노테는 직경 60m, 깊이는 27m에 달한다. 바닥 유골이 발견된 곳에서 수영하며 즐겼다니 생각해보면 좀 섬뜩하기도 했다. 물이 매우 차고 깨끗하다.

이러고 있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일. First come, first served. 이 원칙 없으니 종일 운행 중 늦게 탄 우리만 보조 좌석 신세. 컴플레인해도 가이드 “어쩔 수 없다”며 개무시. 같은 돈 내고 안전벨트도 없는 보조석 타고 오가는 신세, 그에 대한 불만. 먼저 온 순서대로 타도록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 넓은 자리 다리까지 겹쳐 자며 오가는 젊은 남녀들 보면 갈수록 부아. 하루 봉일 그렇게 이동했다. 불공평하고 불합리한 조치를 했다, 여기 여행사.


저녁, ‘MANGLAR’. 아침 먹던 곳인데, 우연히 저녁엔 뭐가 나오나 확인하다 무려! 스시를 발견해 바로 저녁 장소로 결정했다. 도대체 몇 접시를 먹은 건지, 여하튼 먹고 또 먹었다. 일행도 놀란다. 점심에도 스시를 제공해 출발 당일에도 여기서 점심을 해결했다.

캔쿤 3박4일 동안 먹거리 가장 만족한 곳, 'MANGLAR'. 무려! 스시 발견. 일식당 '모모'보다 훨씬 낫다.

삼일째 저녁 쇼는 브레이크 댄스. 역시 본 공연보다 그 뒤가 더 재밌다. 관객 4명 불러내 댄스 배틀을 했다. 미시간에서 왔다는 20대(혹은 10대)가 ‘19금 춤’으로 무대를 초토화했다. 더불어 아재들의 어설픈 춤 경연도 볼거리. 재밌었다. 이날도 역시 1등 상품은 티셔츠.

삼일째 저녁 쇼는 브레이크 댄스
이 아마추어 ‘19금 춤’으로 무대를 초토화했다.


<넷째날, 끝날, 11일>


아침도 어제 거기, MANGLAR. 또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남은 3시간 풀에서 놀기로. 처음 수영복 입고 수영장에 자리 잡았다. 좋았던 칸쿤 햇살 쪼이며 휴식을 즐겼다. 모히토. 맥주 말고 여기 와서 마신 술. 술 왕창 먹을 때 왔으면 좋을 뻔, 그런 불필요한 아쉬움.

칸쿤 마지막 날 아침 모습(왼쪽), 마지막 아침(오른쪽)
굿바이 칸쿤, 굿바이 모히토.

12시 체크아웃. 프론트에 얘기하면 점심 먹을 수 있는 노란 티켓 써준다. 알뜰하게 점심까지 챙겨 먹고 오는 센스.

카트를 타고 둘러본 문 팰리스 니죽 모습

예정된 버스를 놓쳐 칸쿤 공항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 공항과 숙소 오갈 때(왕복), 사람 4명이면 셔틀 버스 타지 말고 택시 이용하는 게 더 저렴하다. 셔틀은 두당 왕복 28불. 택시는 60불.(4명, 택시가 싸다) 부르면 5분 안에 온다는 것도 장점. 버스 시각에 맞출 필요도 없고. 물론 문 팰리스 캔쿤 경우.


호텔 측은 마지막까지 영업한다. 체크 아웃 당일 ‘떠나는 거 귀신처럼 알고’ 한 호텔 직원 다가와 ‘다음에 오면 15% 할인’ 블라블라 영업한다. 300달러인가 디파짓하는 조건이다. 다음에 올지도 모르겠지만 혹 오더라도 호텔 존에서 묵기로 해 패스.


돌아가기 위해 다시 왔던 곳으로. 칸쿤 국제공항. 올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 북적였다.

귀국길, 북적이는 칸쿤 국제공항

<15:59.0401.흙.2023.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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