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를 보며 떠올린 기억들
재작년에 이직을 준비하게 되면서 몇 년만에 취업 사이트를 접속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 년 전 첫 취업을 준비하면서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보게 되었다. 나는 내가 쓴 걸 잘 보지 못 하는 타입이라 처음엔 안 보고 넘어가려고 했다. 하지만, 몇 년만에 자기소개서를 쓰려니 머릿 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서 안 볼 수가 없었다. 새삼 하루에 몇 개씩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던 몇 년 전의 내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읽게 된 나의 첫 번째 자기소개서는 마냥 오글거렸다. 마치 초등학교 때 작성한 일기장을 다시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를 읽을 때마다 잊고 지냈던 취업 준비 시절이 함께 떠올랐다. 가고 싶었던 회사 3곳이 동시에 다 떨어졌던 기억, 기대하지 않던 곳에서 합격한 기억, 면접 보러 갔다가 온갖 말도 안 되는 소리만 듣고 왔던 기억까지. 지금에서야 '그땐 그랬지.'하고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기억들 말이다.
그러면서 어느새 기억 속 저 구석으로 잊혀졌던 자기소개서 속 에피소드들도 한 장면씩 떠올랐다. 취업을 하고나니 일에 지쳐 잊고 지냈던 것들이 생각나며 하고 싶은 것들을 어떻게든 해냈던 그 시절의 에너지 넘쳤던 내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었던 취업 준비도 잘 이겨냈던 나를 떠올리며 첫 번째 이직도 잘 해낼 수 있다고 다시 의지를 북돋았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다시 과거의 첫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의지를 북돋았던 게 이직 성공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