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y Apr 07. 2023

잠 못 드는 워킹맘의 "잘 자는 법"

숙면이 안되면 그 누구도 그 어떤 것도 잘 돌볼 수 없다는 것

거의 한 8개월 만에 브런치를 다시 열었다.

그동안 글을 못썼던 핑계 아닌 핑계를 대자면, 작년 초 임신을 했고 지난 11월 예쁜 아들을 출산했다. 그리고 매우 정신없지만 행복했던 3개월의 육아휴직과 1개월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지난 달인 3월, 회사로 복귀했다. 그렇게 3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나로서는 나름 사업과 육아와 그 밖에 많은 임무? 들을 병행하며 이 시기를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젯밤 남편에게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다.


"요새 괜찮은 거 맞아? 몇 주간 네 본연 모습이 아닌 것 같아"

(남편이 외국인이라 한국어로 번역을 하면 어색한데 "You're not really being your best self last few weeks"라고 말했다)


결론은 내가 최근 몇 주동안 굉장히 부정적이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이 더 많았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맞는 말이긴 했다. 누군가 뭔가 제안하면 평소라면 잘 되는 쪽으로 검토를 해볼 텐데 일단 짜증부터 나고, 친구들 모임이나 행사에 초대를 받아도 부담감부터 확 몰려왔다. 사소한 것들에도 예민하게 반응이 오고, 특히 저녁시간만 되면 더욱 예민해졌다. 긍정적이고 일단 한번 해보자라는 내 본연의 마음가짐은 사라지고, 왜 이건 하면 안 되는지 왜 이 일이 안될 일인지만 찾고 있었다. 그동안 운동이랑 식단관리 하면서 이 정도면 자기 관리를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정신상태가 어떤지는 전혀 돌보지 않고 있었다.


어젯밤 내 본연 모습이 아닌 것 같다고, 그리고 그 이유는 내가 몇 개월간 잠을 잘 못 자서 그런 것 같다고 솔직히 말하는 남편에게 또 좋은 말로 대답 못하고...

"그래 너는 잠도 푹 자고, 네 본연의 모습일 여유가 있어서 참 좋겠다. 아주 부럽네~~" 이렇게 비꼬듯 대답하고 또 잠 못 드는 밤을 보냈다.  


신생아 엄마, 그리고 특히 워킹맘에게 "잠"이란? 우선순위에서 제일 뒤로 밀린다.


일단 임신 말기인 마지막 3개월은 (개인차가 있지만, 나의 경우) 밤에도 3시간마다 화장실에 가야 했고, 근육과 허리통증 반 그리고 곧 아기가 태어난다는 크나큰 설렘 반으로 밤에 정말 3시간마다 한 번씩 깨기 시작했다. 출산과 동시에 시작되는 모유수유로 첫 3개월은 또 3시간마다 한 번씩 일어나서 수유 또는 유축을 해야 했다. 그러면 총 6개월이라는 시간을 통잠을 못 자고 3시간마다 한 번씩 일어나야 한다. 지금 5개월이 된 우리 아들은 이제 밤에 통잠을 자고 밤수유도 필요 없어졌지만, 회사와 사회생활에 복귀하면서 워킹맘들은 굉장히 바빠진다.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3시간. 아이를 재우고 나면, 못다 한 업무를 하거나, 운동을 가거나 하루 종일 못 가졌던 나만의 시간이  갖고 싶어 진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를 보거나, 인스타그램을 하거나, 글을 읽거나 등등. 그렇게 늦게 잠이 들면, 운이 좋은 날은 아침까지 자지만, 아기가 밤에 깨거나 하면 또 토막잠을 자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렇게 임신 말기부터 포함해서 약 8개월이란 시간을 잠을 잘 못 잔 나에게 벌어지는 일은?       


1. 인간관계에 소홀해진다 - 특히 남편과의 관계에 소홀에 진다. 잠을 못 자서 피로가 몰려오니 사소한 거에도 예민해지니 그 스트레스가 남편이나 가까운 가족을 향해간다. 집에서만 그럴까? 회사에도 똑같이 나타난다. 직원들에게 덜 관대해지고 기운이 없으니 카리스마도 약해진다.


2. 업무효율도 떨어진다 - 당연하다. 급한 일 막고 처리하는 것만 급급하고, 큰 그림을 놓치게 된다. 판단력도 떨어지고 이상한 실수를 범한다. 리더로서 형편없다.  


3. 나 스스로를 잃어간다 - 잠을 뒤로 미루고 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투두리스트를 채우느라 몸과 마음은 바쁜데, 눈은 쾅하고 영혼은 빠져나간 상태이다. 내 멘탈이 어떤 상태인지 돌볼 여유가 없고 나 스스로가 만든 투두리스트와 스케줄에 휩쓸려간다.  


자기 관리한다고 운동이랑 식단관리, 피부관리를 틈틈이 스케줄에 끼워 넣는데 급급했던 나는 정작 가장 중요한 자기 관리인 "잠"을 놓치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잘 잘 것인가?


첫째, 숙면을 우선순위에 둔다 - 제일 중요하다. 늦은 밤 노트북을 켜봤자 효율은 떨어지고 실수는 많아진다. 넷플릭스 좀 안 보면 큰일 나나? 인스타그램은 시간만 잡아먹는다. 일찍 잠자리에 들자. 그동안 안 먹었던 마그네시움도 먹고, 시원하게 스트레칭하고 잠자리에 들자.


둘째, 중요한 일은 아침시간에 하도록 한다 - 집중이 필요한 일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아침에 한다. 팀 회의도 늦은 오후보다는 컨디션이 좋은 아침 시간으로 옮겨보자. 중요한 대화나 의논거리가 있다면 되도록 피로가 몰려오는 저녁시간은 피한다. 저녁시간은 휴식을 충분히 취하는데 쓰자.

 

셋째, 아기를 위한 수면루틴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를 위한 수면 루틴도 만든다. 출산직후 나의 최고 육아 우선순위는 모유수유 그다음이 아기에게 좋은 수면루틴을 심어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출산 후 집으로 온 순간부터 정해진 시간에 목욕 > 로션타임 > 마지막 수유 > 소화가 어느 정도 되면 어두운 방 안에서 배드타임 스토리 또는 자장가 불러주기 > 침대에 눕혀 스스로 잠들게 하기. 이런 루틴을 어김없이 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나는 수면루틴이 없었다. 왜냐? 나에게는 수면이 우선순위가 아니었기 때문에. 나 스스로 잘 자기 위한 수면루틴도 만들어서 행하자.   

   

넷째, 숙면을 못했다고 또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가끔 잠을 못 자는 날도 분명 있을 테니 스트레스받지 말자. 스트레스받으면 또 못 자고, 그럼 악순환이 고리를 물게 된다.

 

다섯째, 틈틈이 낮잠을 잔다. 평일에는 어렵겠지만, 주말에 틈틈이 아기가 낮잠 잘 때 나도 자기. 아들이 낮잠에 들면 이때다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했는데, 그러지 말고 자기.   


앞으로의 내 숙제다. 자야 할 시간에 또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게 큰 함정이지만... 잘해보자 :)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 디톡스 데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