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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언 김 Oct 11. 2017

스마트 모빌리티 트렌드

<Smart Urban Future> 컨퍼런스 참관

오늘 <Smart Urban Future> 컨퍼런스 참석했다. 베를린 소재 스타트업 15개사가 몇 가지 프로그램 소화하고 뉴욕의 투자자들과 기업인들에게 피칭하는 순서를 빼면 각각 60-75분 길이의 패널토의로 진행되었다. Via의 CEO 대니얼 라못(Daniel Ramot)이 나왔던 Urban Mobility in the Digital Age 세션이 가장 흥미로왔다. 오전부터 밤까지의 오늘 행사 중 시선을 잡았던 내용을 몇 가지 짧게 요약하면:


Smart mobility trend: 이미 전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음. 2050년이 되면 70%가 도시인. 이제 mobility와 land-use는 따로 놓고 생각할 수 없으며 자율자동차는 곧 전용차선을 두고 운영하는 등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할 것. 자율자동차, 인터넷연결(connectivity), 전기자동차 (electrification), 공유차량(shared mobility) 등 네 가지 및 IoT, e-commerce, sameday/instant delivery의 결합이 메가트렌드. 


독일 지방정부 및 민관합작기관의 스타트업 증진 노력: 독일 전체 VC투자금의 70%가 베를린에 집중. 베를린 시 및 베를린파트너(Berlin Partner) 같은 민관합동기관에서 베를린 소재 스타트업을 해외시장에 진출시키는 프로그램과 지원책 훌륭. 


매력적인 시장으로서의 미국, 진출시 난관: 유럽과 미국의 문화적 차이가 상당. 외국어교육사업으로 촉망받던 독일의 유명 스타트업 Babbel의 고전이 좋은 예. 몇 해 전 미국으로 진출했으나 이곳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 미국인은 유럽인만큼 외국어 습득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한 가지 이유. 유럽과 미국의 기업문화차이도 한 몫. 미국에서의 사업모델 바꾸는 중. 하긴 미국에서 이미 15년 살았고 미국인과 결혼한 내 학교동기조차 “내가 심지어 영국사람인데도 미국에서는 여전히 문화적 이질감을 느낀다. 우리나라로 돌아갈까 생각중”이라 할 정도이니… 투자에 대한 생각 차이는 커서 유럽에서는 한창 성장단계에 이른 스타트업에 100억원 혹은 이상을 투자해주는 곳이 정말 드문데 비해, 미국에서는 훨씬 용이하다고 함. 내가 만나본 거의 모든 해외 기업은 미국 진출을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로 설정.


자율자동차 시대의 도래는 예상보다 늦게 올 것: Via의 대니얼 라못이 싱가폴에서 자율자동차를 타봤다고 함. 매일 30차례 똑같은 코스를 가면서 사고난 적이 한 번도 없음에도 운전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여전히 안절부절 못해 하고 있다 함. 자율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세상은 자동차사들이 얘기하는 것처럼4-5년 뒤 찾아오진 않을 거라는게 그의 생각. 


대니얼 라못이 전하는 펀드레이징 팁: 첫째, 논리정연하게 투자자들에게설명할 수 있는 능력 (링크드인의 리드 호프만이 그레이록(Greylock Partners)에 피치한 덱을 읽어보라 함). 둘째, 투자자에게 투자시점에관한 데드라인을 줄 것. 쉽게 말해 “너 4주 안에 투자결정 안 하면 우리가 너네 투자 안 받아” (덧붙여 자기의 이 충고를 어느 누구도 실행하지 않았을 거라는 자학(?) 개그 구사)


데이터 중요! 5년전 시작한 Via는 그간 2천만 건의 자사 거래데이터(transaction data) 확보. 운전자의 차량 모델을 강제하진 않는데, Mercedes-Benz사의 메트리스(Metris) 모델은 승객의 승하차 시간을 시간당 5분, 다시 말해 허비하는 운영시간을 10% 가까이 단축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함. 얼마 전 양사는 파트너쉽 체결.


지면으로 옮기지 않은 훨씬 많은 정보가 있고 새로 떠오른 착상들이 있다. 예를 들면 거리의 주차공간을 찾아주는 기술, 사람들이 귀가한 시간에 딜리버리하는 서비스, 뉴욕처럼 교통체증 심한 도시의 건물 외벽에 전기차 무선충전기를 달아 주행하면서도 계속 충전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 등. 생각을 실제로 전환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가 점점 가까와지는 느낌이다.


연이 없던 사람들 뿐만 아니라 베를린 및 미국의 다양한 도시에서의 흐름을 알게 되어 좋았다. 인구 5천명의 소도시에서 프랑스 마카롱 대통령 옆집 살았고 영부인의 딸이 자기와 같은 반이었다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창업가 폴린의 이야기도 흥미로왔고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캘리포니아를 거쳐 지금은 베를린에서 사업하고 있는 마리오도 재미있었다.


다만 선발되어 온 회사들을 만나보니 한국에 있는 기업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있다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누구말처럼 더 기발한 구상과 실력을 갖추고도 세계시장으로의 접근권(access)가 없고 그로 인해 자신감이 결여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함께 뛰면서 성과를 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사람과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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