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요 Mar 07. 2021

4시 점심

멘델스존

#홍콩 #홍콩여행




4시가 다 되어 점심을 먹는다. ‘아.점’을 먹었지만 계속 걸어서 허기진다. 자리를 잡고 면 종류를 주문했다. 음식을 주문할 땐 별도로 말할 필요가 없다. 메뉴를 보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그만이다.면에 배춧잎, 만두피. 먹을만했다. 다 먹고 나서 화장실을 가려고 하는 데 이때 재밌는 일화가 있다. 난 직원한테 ‘톨렛?’했다. 직원이 못 알아듣는 표정이었다. 내가 발음이 너무 나쁜가 싶어서 발음을 조금씩 수정해서 서너 번 말했다. ㅜ,,,ㅜ

내가 앉아있는 테이블의 바로 앞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 반바지 차림의 여자 손님이 남친으로 보이는 사람과 앉아 있다. 직원이 그 여자한테 부탁한 거 같다. 갑자기 그 여자가 나 멘델스존을 보면서 얼굴을 내민다. 자기한테 질문을 해 보란 의미인 듯하다. 그래서 “where is toilet?” 했다. 그랬더니 한 번에 알아듣고는 손가락으로 화장실의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리곤 직원한테 통역해 주니 자기들 무릎을 치는데 “아이고 그거였어?” 하는 듯한 몸짓들이다. 

그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는데 내 입가에는 웃음을 억지로 참는 모습이 그려졌다. 입가에 힘이 들어갔다. ㅋ

젊은 여자는 내 발음을 한 번에 딱 알아들었는데... 이곳에 관광객이 많이 올 텐데.. 그 상황은 두고두고 기억한다. 너무 웃겼다. 이곳에서 먹은 음식은 총 39홍콩 달러였다. 음식점 이름은 영어로 SHUL WAH RESTAURANT였다. 1달러를 거슬러 받았고 영수증을 손가락 위에 걸치게 두고 엄지손가락으로 종이 일부를 잡고, 손바닥에 1달러 황금색 동전을 두고 인증샷을 찰칵.. 요 식당에서도 화장실 인증샷을 찍었는데 화장실은 왜 이리 소개하기 싫은가. 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든 찍자는 생각으로 찍어왔는데. 화장실에 특이한 게 있었다면 소개를 할 테지만. 

홍콩에는 대리석 같은 재료로 만들어진, 혹은 대리석보다 더 좋은 재질로 만들어진, 삐까뻔적한 빌딩들이 많을 줄 알았다. ‘international’말이다. 그런데 몽콕 역에서 내가 본 상황들은 사실 한국으로 치면 재개발을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침사추이와 몽콕이 유독 이런 분위기인 건가?

작가의 이전글 대낮에 온 야시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