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영화 #2. <인생을 애니메이션처럼>
이 영화는 디즈니를 사랑하는 자폐증 소년의 성장기 정도로 생각한 다큐멘터리였다.
이 소년이 어떻게 성장했을까 궁금해서 보게 된 영화에서 나는 의외로 큰 수확을 거둔 느낌이었다.
영화읽기가 무엇이며, 영화읽기수업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잘 보여주는 영화라는 점과,
자폐증이라는 장애라는 건 내가 공감할 수 없는 영역대라고 생각했는데,
나 또한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한 내 삶의 주체성을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 오웬이 자폐증이 '벽'이었다면 나에게 '벽'은 무엇인지 나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든 영화 스틸컷은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다운로드하여 직접 캡처한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다큐멘터리의 주 내용이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자립'을 하는지에 대해서 나오는게 주요 스토리처럼 느껴졌다. 영화의 키워드를 찾자면 <자립> 이랄까?
왜 그게 크게 다가왔는지 생각해보면, 나 또한 아직도 많은 선택이 남아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어쩌면, 오웬보다 내가 더 고민을 덜 하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자립'에 대하여.
나 혼자 모든 걸 해야 한다는 걸 아직 나는 새삼 실감하지 못하는것 같다.
가끔 돈으로부터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온전히 내 스스로 나의 선택으로 사는 삶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온것 같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장면들은 '디즈니 클럽'의 회원들과 디즈니 만화영화의 장면을 본 후, 이 장면의 의미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거나,오웬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는 장면을 찾아서 보는 장면들이다.
내가 생각하는 영화읽기의 핵심이다. 영화를 본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를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이 영화가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 이 장면의 의미는 나에게 어떻게 해석되는지(관점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나온다.).
영화 <라이온 킹>에서 지혜로운 원숭이와 나눈 대화 장면을 보면서 '더는 도울 수 없을 때, 스스로 모든걸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라거나,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우리에겐 보이는 거 이상의 가능성이 있다는걸 가르쳐준다' 등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나, 받아들이는 입장대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한다.
그리고 영화읽기의 가장 핵심은 무엇일까 고민해보았는데 바로 이 문장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이해하고 있는 것
영화를 통해 내가 느낀 감정, 생각을 표현하는 것.
(그냥 말하는 것보다 더 부드럽고, 쉽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오웬은 누구보다 영화읽기교육을 잘 활용하여 '디즈니클럽'도 운영하고,
자신에게 맞는 영화의 장면을 통해 공감받고, 위로받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아닌 주인공 옆에 있어주는 주변 캐릭터를 좋아하는 오웬을 보여준다.
그리고 "들러리들은 뒤에 남겨지지 않는다." 는 문장을 적는다.
그들은 주인공에게 지혜를 주며, 도움을 주며 친구가 되어준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주인공을 기억한다.
수많은 'sidekick' 들이 있음을 이 영화를 보면서 생각이 났다.
오웬은 자신의 삶이 들러리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고 한다.
나 또한 내 삶이 들러리 같을 때가 가끔 있다. 그만큼 내 삶이 초라해 보일 때 그렇게 느끼는 듯 하다.
하지만 들러리라는 관점만 바꿔보면 들러리의 삶도 나쁘지 않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오웬은 자신의 이야기, 경험을 통해 sidekick 에 대한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며 자신의 needs 도 알게 된다.
내가 주인공인 삶에 나를 응원하는 인도해주는 sidekick 들이 필요해
이게 오웬이 느꼈던 욕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애니메이션의 마지막에서도 위기를 겪은 후, 모든 sidekick 들이 모여 춤을 춘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영화에 대해 생각해보며,
'위기 극복', '갈등 극복' 등 극복에 대한 영화를 많이 찾아봤다. 이 영화도 그저 그렇게 찾아낸 영화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난 후, 물론 자신의 삶에 부딪친 벽을 극복한 오웬의 이야기도 담겨 있지만,
영화읽기에 대해 설명하기 참 좋은 영화라는 점,
그리고 스스로 선택하는 삶에 대해서 좋은 화두를 던져주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