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툴고 짠했던 나의 회사 인간관계 노하우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 ”
진지한 표정으로 트로트 가사를 외워 본다. 임영웅처럼은 못하더라도 비슷하게나마 구성지게 부를까 싶어 혼자 노래 연습도 해본다. 샤워를 하다가 중얼중얼거린다. ‘아 이때 이렇게 대답했으면 좋았을 걸’, 하루를 복기하며 내가 회사에서 했던 말들을 다시 한번 되뇌어 보는 것이다. 절절하고 조금은 안쓰럽기까지 한 이 사람, 그게 바로 나였다.
일을 잘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칭찬 받는 센스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아주 본능적인 인정욕이었다. 어쩌면 누구나에게 다 있는 욕망일 수도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러나 나의 이 욕망은, 남들의 그것보다 꽤 컸다.
“파인애플 대리는 일을 참 잘하는군.”
회사에서 칭찬은 귀하다. 이 한마디를 듣고 나면 기분은 날아갈 듯이 좋다. 업무를 맡은 부담과 스트레스 속에서 허덕였지만, 업무라는 건 매번 결과가 나오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 결과물이 나오고 나면 원반을 물어온 강아지마냥 나는 칭찬을 기다렸다. 눈빛으로, 메일 행간의 단어들로.
“저 잘했죠? 잘했죠? 칭찬해주세요.”
칭찬은 마약 같았다. 처음에는 작은 칭찬에도 그저 좋았다. 그리고 나는 점차 더 많은 칭찬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칭찬받고 싶었다. 욕망이 생기자 그것을 얻기 위한 쪽으로 나의 머리는 팽팽 돌아갔다.
그리고 여러 해를 통해 나는 묘한 학습을 할 수 있었다. 바로 업무 뿐만 아니라 상사의 개인적인 호감을 사게 되면 칭찬을 더 받을 수 있다는 것. 상사의 개인적인 호감은 ‘센스’라는 단어로 포장되었다. 마음에 드는 팀원에게 상사는 그렇게 칭찬했다.
“파인애플 대리 아주 센스가~ 어허허.”
그리고 센스있는 일잘러라는 말을 듣기 위해 나는 나름의 요령을 몇 개 터득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짠하고 불쌍한 회고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몇 가지 포인트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포인트 하나.
와 직장에서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도 있구나.
포인트 둘.
어쨌든간에 이런 호감 사는 방법도 있구나.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의 ’구차한 한국 현실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참고는 하되 따라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 스스로 상당히 씁쓸해지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