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배신하지 않아
수술 후, 가장 먼저 한 운동은 셀프 재활운동 - 스트레칭이다. 수술 후 통증이나 상처가 덧날까 봐, 거의 움직이지 않거나 수술 주변을 사용하지 않게 되는데 근육 유착&섬유화의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근육 유착&섬유화가 진행되면 주변 조직이 점점 굳어지고 딱딱해져 유연성이 떨어지게 되어 근육 가동 범위에 제약이 생기게 되고 결국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수술 후 저녁부터는 오른쪽을 살살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섬유선종 제거 때와는 다르게 이번 부분 절제는 암 덩어리 주변 조직까지 도려내서 그런지 움직임에 제약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극히 작은 동작의 운동 반경에도 찌릿한 당김이 느껴졌지만, 참아가며 멈추지 않았다. 조금만 게을리하면, 근육이 다시 굳어져 거의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기 때문에 귀찮지만 거를 수 없었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해서 좋아하는 운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으려면 더욱이...
퇴원 후, 배액관을 달아야 했고 수술 부위를 다시 꿰매야 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스트레칭은 내 계획보다 늦어졌다. 유방암 수술 후 재활 운동에 대해선 검색하면 꽤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알려주는 동작들로 매일,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성실하게 따라 했다.
1. 누워서 양팔을 옆 바닥에 놓고 아래, 위로 휘젓기 : 앉거나 서서 하는 것보다 팔이 좀 더 젖혀져 근육 당김이 달랐고 좀 더 안정감 있게 움직일 수 있었다.
2. 벽을 마주 보고 양팔을 벽에 쭉 뻗어 기대고 올리고 내리기
3. 벽 모서리에 서서 팔을 90도 만들어 벽 한 면에 손을 대고 올리고 내리기
4. 벽 모서리에서 팔 각도 90을 유지한 채, 가슴과 어깨가 젖혀져 늘어날 수 있게 몸통을 앞으로 밀기
찾아보면 윗글의 동작들 동영상들이 많겠지만, 바~로 여기서 간단한 이미지화 하자면, 이렇다.
3, 4번이 꽤 익숙해지고부터는 겨드랑이와 가슴 쪽이 더 늘어날 수 있게 팔을 좀 더 뒤로 젖힐 수 있는 동작들을 연습했다. 책상에 팔을 뻗고 엎드려 몸통을 90도로 만들어 어깨를 아래쪽으로 눌러서 흉곽과 등이 아래쪽으로 휘어지게~
역시 몸은 배신하지 않는다. 매일 꾸준함으로 근육의 가동 범위가 점차 돌아왔고, 동작 중 찌릿함도 점점 나아졌다.
#상피내암 #재활운동 #스트레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