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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색가 G Sep 04. 2022

음악적 취향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음악 취향은 만 14세에 굳는다고 한다. 

평생 음악 취향이  만 14세 정도에 결정된다는 무시무시한 연구가 있다. 청소년기를 거치며 인간의 뇌를 본격적으로 모양을 잡아가기 시작하는데 그때 당시 듣는 음악이 평생 음악 취향을 결정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 외부 자극을 가장 많이 받았던 시기가 음악적인 세계를 확장해 나간 시기와 거의 유사하게 일치하는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자주 듣고 'familiarity'를 느끼는 노래들을 생각하면 대충 2010-2012년에 듣던 음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당시 우울한 브릿팝을 들으며 Oasis, Coldplay, The Script, Snow Patrol에 심취해 있었고 Katy Perry와 Lady Gaga를 들으며 2010년대의 over processsed pop을 열심히 들었다. 뜬금없는 클럽씬 음악도  (Far East Movement, Flo Rida, David Guetta )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좋고 싫음의 기준, 음악적 취향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참 흥미로운 문제인 것 같다. 나만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 감각적이고 고상한 음악 취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과연 Good taste란 무엇일까? 소위 뭘 좀 아는, 감각적인, 예술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안목을 말하는 것일까? 그렇지만 만약 음악적 취향에 대한 위에 연구의 말이 맞다면 결국 음악적 취향은 우리가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의 집합체이며 결국 시대적 산물에 불과하다. 


음악 취향을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 역시 느슨한 연대감을 통해 '나'라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성향을 표현하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음악적 취향을 물어볼 때 사람들은 자꾸만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자기 자신을 자꾸만 정의하고 싶어 한다. 결국 이 모든 건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라는 인간의 본질을 채운다는 생각으로부터 나온 것이지 않을까 싶다. 


With some indie record that's much cooler than mine
그래, 내 음악보다 훨씬 좋다던 인디 음악 들으며 말이지

- 'We are Never Getting Back Together' Taylor Swift 


옛날에 듣던 음악이 주는 안정감이 분명 있다. 마치 익히 알던 단골집에 가서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시켜먹는 것 같은 느낌 말이다. 요즘 그걸 특히나 더 느끼는 게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일을 하는 낯섦 때문인지 익숙함을 찾아 무의식적으로 내가 어린 시절 듣던 노래들을 더 자주 듣게 되는 것 같다. 중학생인 내가 학교에서 하교하며 아이팟에 하나하나 다운로드하여 넣어두었던 플레이리스트를 꺼내며 세상 센치한 척하던 그 시절 노래들, 방구석에서 라디오를 틀어놓고 숙제할 때 들었던 플레이리스트가 주는 위로가 분명 있다.


같은 것을 좋아하며 느끼는 느슨한 연대감, 익숙함이 주는 포근함 - 이 모든 것이 다 음악적 취향 안에 내포되어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 앞으로 자라나는 중학생 청소년들은 지금 자주 듣는 노래를 조심하도록! 앞으로 평생 그 멜로디가 뇌 속에 각인되어 계속해서 비슷한 노래만 찾게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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