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장품 연구원 Platinum Sep 12. 2018

[뷰티칼럼]여름철 모발 관리

한 여름 맘껏 뛰어 논 후 콸콸 흐르는 수돗물에 머리를 대고 있으면 정신이 띵해지고 몸이 으스스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겁니다. 성인이 된 후 태양 아래 서 있는 시간이 줄었고, 선크림을 챙겨 바르기에 자외선의 위협에서 벗어났다고 안도하지만 놓치고 있는 부위가 있습니다.

"바로 머리입니다."

직사광선 아래 태양빛을 가장 많이 받는 신체부위는 얼굴이 아니라 머리입니다. 그 중에서도 정수리쪽이지요. 피부는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를 만들었고 두피는 머리카락을 만들어냈습니다. 수천 년간 머리카락은 두피를 보호하는 일등 공신이었습니다. 여름에는 자외선으로부터 막아주고 겨울에는 한기로부터 보호해줍니다. 그러나 두피 방패에 불가했던 머리카락이 지금은 미를 결정하는 하나의 잣대가 되었고, 사람들은 두피가 아닌 머리카락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자외선이 피부를 망가뜨리는 주범이라는 것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지만 머리카락도 공격한다는 사실을 아시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자외선은 머리카락에 있는 단백질을 파괴시키고 탈색을 야기하는 주범입니다. 머리카락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80~90% 차지하며 큐티클층이 케라틴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케라틴은 모발을 탄력 있고 풍성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 본연의 모습을 잃기 시작합니다. 탄성력이 약해져 풍성함과 건강함이 사라지고 모발이 쉽게 끊어지며 윤기가 사라집니다. 흔히 말하는 개털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자외선 중에서도 UVB로 인해 발생하는 단백질 분해가 더 심각합니다. UVB 조사량은 여름철 최고치를 찍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직사광선에 노출시키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자외선은 머리카락에 있는 멜라닌 색소의 색을 빼앗아갑니다. 검은색 머리는 자외선에 의해 탈색되는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우리는 잘 못 느끼지만, 갈색이나 붉은 색처럼 밝은 계열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탈색은 단백질 변성과 달리 UVA의 영향이 더 큽니다.

수영장과 바닷가에서 재미나게 논 후에는 반드시 머리를 오랫동안 물에 적셔주는 것이 좋습니다. 머리카락은 10%미만의 수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 양이지만 푸석해 보이지 않고 볼륨감을 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닷물은 염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삼투압 현상으로 머리카락의 수분을 뺏어갑니다. 또한 바닷물의 소금과 수영장의 염소 성분은 모발 큐티클에 달라붙어 큐티클을 파괴시킵니다. 깨끗한 물에 머리를 담그고 있는 것만으로도 염분을 제거할 수 있기에 물놀이가 끝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머리를 씻기고 샴푸로 남아있는 염소와 불순물을 제거하여야 합니다.

탈모는 건조해지는 가을에 정체를 드러내지만 여름이라고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여름철 관리를 소홀히 하면 가을에 빠지는 머리를 쳐다 만보고 있어야 합니다. 습하고 무더운 날씨는 피지 분비를 증가시키고 넘쳐나는 피지는 모공 구멍을 열어 쟀기고 밖으로 흘러 넘칩니다. 건조한 두피도 문제이지만 피지 범벅이 된 두피도 머리카락에는 좋지 않습니다. 피지는 가려움과 염증을 동반하여 모근을 약하게 만듭니다. 약해진 모근은 머리카락을 잡는 힘이 약해져 건조한 가을이 닥치면 쉽게 머리카락을 놓치고 맙니다. 때문에 여름에는 항상 두피를 청결히 유지해야 하며 샤워 후에는 충분히 습기를 제거하여 건조한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두피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모자를 쓰고 자주 머리를 감아주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외선이 어떻게 머리카락을 공격하고, 머리를 왜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는지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머리카락이 두피를 보호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오히려 두피가 머리카락을 유지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모발에서 자신감을 얻는다고 합니다. 머리를 손질하는데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것처럼 지금의 모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놓치지 말아주세요.

[출간] 올 댓 코스메틱

그 동안 브런치에 기고했던 글을 더욱 더 풍성하게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화장품 회사에 취직을 꿈꾸는 학생

뷰티업으로 진출하고 싶으신 분

화장품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싶으신 분

뷰티에 관심 있는 모든 분들이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