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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ily Feb 26. 2024

내가 정말 잘 하고 있는게 맞을까?

<유난한 도전>을 읽고 내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되짚어보았다.

나온지는 1년 정도 됐고, 산 지는 반 년 정도 됐지만 며칠 전 완독한 유난한 도전을 읽고 느낀 인사이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주변에서 유난한 도전이 재밌으니 읽어보라는 추천을 받고 얼른 읽어봐야지 했는데 다른 추천 받은 책들이 너무 많다보니 이제야 읽게됐다. 책이 두꺼워서 며칠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웬걸? 첫 페이지를 피자마자 너무 재밌어서 그날 새벽까지 다 읽어버렸다. 같은 직무의 이야기를 소설 형태로 전개해나가는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너무너무 잘 읽혔다. 얼마 전 책을 출판한 입장(?)이라 그런가 '어떻게 이렇게 잘 읽히는 글을 쓰지?'라는 생각과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났다.


Focus On Impact

하면 좋을 10가지 보다 임팩트를 만드는데 집중한다


유난한 도전에는 유독 뼈를 때리는 문장이 많다고 느꼈는데, 그건 아마 같은 직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직무,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을 같은 직무의 다른 회사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몰입하고 절실하게 하는지를 보며 한 장 한 장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나도 저들과 같이 몰입하고, 인생을 걸고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많은 문장들이 기억에 남지만 그 중 'Focus On Impact'라는 문장은 업무를 하면서 잊혀지지 않게 새겨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했다.


실제로 업무를 하다보면 '이 기능 어때?' '새로운 기술이 나왔는데, 이 기술을 활용해서 우리 서비스에 붙여보면 어떨까?' '이거 있으면 무조건 사용할 것 같지 않아?' 등의 말을 많이 듣는다. 물론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 기능을 "오? 넵!! 바로 기능 추가하겠습니다!!"의 스탠스를 취한 적은 단 한번도 없지만, 저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했던 것 같다. '이게 꼭 필요한 기능인가? 이 기능을 붙이면 우리 고객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까?' 


그래서인지 유난한 도전에 이 문장이 나왔을때 반갑기도 하고, '역시 임팩트가 중요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앞으로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면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매번 물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적의 유무

적이 없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다.


올해 초 데일카네기>인관관계론을 읽고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중요성을 배웠다. 그리고 매일 필사까지하며 마음을 악하게 먹지 않으려는 다짐과 소프트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꼭 갖고 말겠다는 다짐을 했다. 회사에서도 최대한 유하게 동료들을 대하려고 노력했다. 근데 유난한 도전을 읽는 내내 토스 문화에 빠져들면서 '아니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한다고?' 라는 생각과 사이다 발언에 느껴지는 쾌감에 다시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함께 떠오른 또 다른 생각은 '지금 나는 적이 있을까? 좋은게 좋은거지, 하며 모든 동료들에게 따듯하게 대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 물론 따듯하게 대해주는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업무 피드백도 따듯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전 직장에서는 고민 없이 기획을 가져왔거나, 정리된 내용의 논리가 부족하면 그 부분에 대해 콕 집어 이야기하고 집요하게 물어봤었는데 어느샌가 그런 집요함이 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이 없는 사람은 무능한 사람이라는데, 나는 점점 무능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화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누군가의 업무에 집요하게 피드백을 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그냥 좋게 좋게 어느정도까지는 수용하고 넘어가는게 맞는지 고민이 됐다.


매번 느끼지만, 역시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어려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몰입과 의연함

사용자의 불편함과 사업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몰입과 수많은 실패에 대처할 수 있는 의연함


유난한 도전을 읽는 내내 너무 재밌어서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토스가 어떻게 사업을 시작했는지부터 어떻게 성장시켜나갔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 멤버들이 어떻게 활약했는지 등이 자세하게 나와있기 때문이었다. 각 PO들이 본인이 담당한 프로덕트에 어떻게 몰입했는지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다.


어떤 PO는 본인이 몇 년간 최선을 다해서 진행했던 프로덕트를 접게 되자, 퇴사한다고 말했는데 그때 이승건 대표가 아래와 같이 말했다고 한다.


"인생에서 개인을 정의 내리는 순간이 드물게 찾아오는데,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이에요. 어려움에 빠졌을 때 도망가면 끝까지 실패자가 되는 거고요,
털고 일어서면 어려움 끝에 승리한 사람이 되는 거예요.
어떤 사람으로 남고 싶으세요?"


퇴사를 말했던 PO는 나중에 담당한 프로덕트를 크게 성공시켜 결국 토스 성장에 기여한 사람으로 남았다. 바로 이승건 대표가 말한 '어려움 끝에 승리한 사람'.

대단하다는 생각과 나도 이렇게 혹독한 미션을 주는 리더와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하게 됐다. 상상만 해도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되기도 하고 물리적이나 정신적으로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근데 한 편으로는 그 과정 자체는 힘들겠지만 정말 많은 성장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담당한 프로덕트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나는 그들과 같은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몰입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봤다. 그러지 못했다는 부끄러운 감정과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기대감이 동시에 들었다. 지금 속한 조직에서부터 프로덕트에 더 깊게 빠져들 수 있는 몰입을 하려는 노력과 수많은 실패를 하고 이 실패들을 이겨낼 수 있는 의연함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치며

유난한 도전이라는 책은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꼽힐 정도로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평화로운 날들을 보내는 나에게 채찍질을 해주는 책이기도 했고, 나의 커리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우리팀과 이전에 같이 일했던 PO들에게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그들의 생각은 어떤지를 물어봤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동료는 그냥 듣고만 있고, 책을 읽은 동료는 그들이 정말 대단하다라는 말을 하며 존경심을 보였다. 그리고 몇몇의 동료는 나의 독서 후기를 듣고 책을 구매했다. 

간만에 재미있는 책을 읽으며 직무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하게 되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나은, 더 잘하는 PO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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