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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교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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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승혁 Oct 08. 2021

단독 쏟아내는 이재명 성남시 '화천대유 대장동 매직'

#화천대유 #이재명 #성남시장 #유동규 #곽상도 #박영수

검지손가락으로 가만히 관자놀이를 누른다. 측두엽이 몽둥이로 맞은 듯 뭉근히 아프다. 취재원이 전화 받기를 기대했다가 또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가 다시 받아달라고 간청하는 오락가락을 반복하고 있다. 버티는 인생은 느린 자살 같다고 쓴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장이 떠오른다. 감탄할 새도 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선생님 다름이 아니오라 말씀 좀 여쭙고자하는데요 공익을 위해서 한번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저 좀 살려주세요 짤릴지도 몰라요 구해주세요 제발요

화천대유에 무시당하는 본인

기사작성기에 화천대유 네자를 칠 때마다 미간이 저릿하다.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저들의 세계와 이만치 떨어진 자리에서 나는 무얼하고 있는지 가끔 질문되어진다. 이틀을 죽은 사람처럼 잤다. 마음이 아픈 줄 알았는데 몸도 아팠다. 밤에는 냇킹콜 음악을 들었는데 갑자기 무서운 기분이 들어서 옥상달빛이 진행하는 라디오로 갈아탔다. 집 앞에서 산 맥주를 따랐다. 가느다란 마음이 언제 끊어질지 몰라 초조했다. 하얀 거품이 차분히 주저앉았다.


처음에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무서웠다. 그런데 요즘은 카메라 뒤의 세계가 더 무섭다. 지하의 노래방에서, 어둑한 사무실에서, 때리고 녹음하며 수천억을 계산하는 세계가 발 밑에 있었다. 나는 무구한 마음으로 세상을 오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잡히는대로 마구 집어먹은 사람들의 입술이 지저분했고 곳곳에 부스러기가 널려있다. 셈은커녕 글조차 제대로 못쓰는 입장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나의 마지막 수학시험은 2006년 대학수학능력평가. 5등급을 받았다. 곱셈을 거꾸로하면 나눗셈이라는데 나는 매번 결과가 틀렸다. 지분을 나눴다는 동업자끼리는 셈이 맞았을까. 그쪽도 틀린 것 같았다. A가 녹취록을 풀자 B가 고소한다고 노발대발했다. 셈이 틀렸는지 샘이 났는지 이익공동체는 허무하게 스러졌다.

만나자마자 체포돼 다시 볼 수 없는 유동규 선생님

여기까지 생각하며 시간을 죽였는데도 회신은 오지 않았다. 하릴없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답이 없었다. 이제 집에 가야지 찬찬히 일어나는 순간. 오른쪽 귀에서 끼익 이명이 들렸다. 50억원이 귓전에서 찰랑거렸다. 우리 아빠도 민주투사 좀 잡아 가두다가 민정수석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돈에는 좌도 우도 여도 야도 주류도 비주류도 없는 모양이었다. 기자도 끼어있더만 참...


PS. 나쁜 일이 많아서 단독을 많이 썼다. 아주 많이 썼다. 나같이 무능한 기자도 단독을 많이 쓸 수 있는 세상이다. 많아서 너무 많아서 마음이 먹먹할 지경이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하는 걸까...


세줄요약 : 전화 안받는다. 킹받는다. 단독 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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