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가 솟아오르는 자리에서 들려오는 이야기

불편함의 정령, 모라

by 시더로즈




당신은 혹시 정원에서 가시를 본 적이 있나요?

아름다운 장미를 감싸고 있던 그 날카로운 것들. 만지면 따갑고, 가까이 가면 상처가 나지만, 그것 없이는 꽃이 피지 못하는 그곳. 사람들이 자꾸만 손을 빼려고 하지만, 정작 그것이 가장 중요한 보호라는 걸 모르는 그곳 말이에요.

감정의 정원 어딘가에도 이런 자리가 있습니다.

당신이 피하고 싶던 그 감정, 말하기 힘들어하던 그 통증, 자꾸만 손을 떼려던 그 불편함. 그런 것들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아직 다루기 어려운 공간. 부드럽지 않아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그곳에요.

그곳에 모라라는 정령이 살고 있습니다.



모라는 매일 정원의 가시들을 돌봅니다. 뾰족하게 솟아 있는 모든 불편함, 사람들이 외면하려던 그 따갑고 예리한 감정들을 천천히 걸어다니며 만납니다.

어제의 후회가 쏟아낸 가시, 오늘의 불안이 세운 가시, 내일의 두려움이 곧게 솟은 가시. 그 모든 것들을 손으로 만지고, 그 표면을 따라가며 가만히 바라봅니다.

상처를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당신을 지키고 있던 그것들을요.

모라의 손은 상처투성이입니다. 하지만 그 손은 무섭지 않아요. 오히려 가장 다정합니다. 가시가 남긴 자국들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건 아직 이해받지 못한 감정이야."

모라는 그렇게 속삭입니다. 그 따갑고 예리한 감정을 따뜻한 두 손으로 감싸면서요. 불편함이 있다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라고, 오히려 그것이 당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모라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어느 날, 정원에 한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손가락에 피가 묻어 있었어요. 가시에 찔려서 난 상처였어요. 그는 자꾸만 그 아픔을 참으려고 했고, 정원을 떠나려고 했지만, 뭔가 자꾸 마음이 끌렸습니다. 가시가 있는 곳으로요.

모라가 있는 곳으로요.

"나는 왜 이렇게 불편할까…"

그가 한숨을 쉬자, 모라는 부드럽게 물었습니다.

"불편함이 없으면, 너는 무엇을 지켜야 할 줄도 모르게 되잖아."

그 말이 낯설었나 봅니다. 사람은 잠시 모라를 바라봤어요.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상처를 처음 정당한 것으로 인정해주는 느낌이 들었던 거죠.

모라는 천천히 정원의 가시 위로 손을 내밀었습니다.

"봐."

가시 사이사이에, 가장 선명한 빨강이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가시를 뚫고 나온 장미의 봉오리였어요. 날카로운 것들 사이에서만 자라는 그 부드럽고 아름다운 것들이 말이죠.

"불편함은 성장의 자리야. 날카로워야만 지켜지는, 그래서 더 소중한 것들이 있지."


그 사람은 잠시 모라의 옆에 앉았습니다.

처음으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피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냥 느껴보기로 했죠. 마치 장미가 가시와 함께 피어나듯이, 그 따갑고 불편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품어보기로 한 거예요.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불편함은 나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가리키는 신호였다는 걸. 내가 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내가 마주봐야 할 경고였다는 걸.

손가락이 아팈어요. 하지만 그 아픔 속에 있던 메시지는 명확했습니다.

당신의 불편함도 그렇습니다.

그것이 당신을 매일 깨우고, 자꾸 마음이 아프게 하고, 밤에 잠 못 이루게 한다면—그것은 당신을 멈추라고 하는 게 아니라, 더 당신다운 쪽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거예요. 더 진실 쪽으로, 더 소중한 것을 지키는 쪽으로, 더 용감한 쪽으로요.

가시는 약함이 아닙니다. 가시는 경계입니다. 가시는 사랑입니다.

이제 모라는 다시 정원의 가시 위로 걸어갑니다.

손가락에서 피가 나겠지만, 그건 모라가 이미 알고 있던 일입니다. 다른 누군가가 또 그곳을 찾아올 거라고 알고 있거든요. 불편함을 안고, 자신의 상처를 외면하던 사람이. 혹은 당신처럼요.

모라의 발자국마다 새로운 꽃이 피어납니다. 가시 사이에서, 가장 강하고 아름답게 말이죠.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것을 이해한 마음이 생길 뿐이에요. 불편함도 정원의 일부라는 걸, 그것도 당신을 더 단단하고 더 아름답게 만드는 보호라는 걸 아는 마음 말이죠.



오늘의 감정 루틴


"오늘 당신을 찔렀던 불편함을 하나 적어보세요."

그것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하찮아 보일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당신에게 따갑다면, 그것은 충분히 중요합니다.


"그 감정이 당신에게 무엇을 지키라고 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모라처럼, 그 불편한 감정을 두 손 위에 올려놓고 가만히 바라보세요. 그 가시 끝에 피어나는 꽃을 찾아보세요.


당신이 지금 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지금 아파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이 당신에게 지키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불편함의 정령이 전하는 말


"불편함은 약함이 아니라, 경계야. 가시 사이에서만 피는 꽃이 있듯이, 당신의 불편함 속에서만 자라나는 진정한 당신이 있어요. 그 통증을 피하지 마. 그것은 당신이 무엇을 사랑하는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장 정직한 신호야."


당신이 외면하던 그 불편함 속에도, 이리아의 빛처럼 따뜻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다만 날카로워서 만지기 어렵고, 아파서 마주하기 힘들 뿐이에요.

모라는 오늘도 정원의 가시 위에서, 누군가의 불편함을 돌보고 있습니다.


혹시 당신도 그곳에 있나요? 그렇다면, 모라가 당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당신의 상처도, 그 안의 성장도, 모두를 말이에요.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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