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경계에 사는 자들

by 시더로즈

프롤로그: 경계에 사는 자들






아주 오래전 이야기를 하나 해줄까.



그리스 사람들은 바다를 무서워했어. 육지에서는 길이 보이지만 바다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수평선만 끝없이 이어지고, 아래로는 어둠뿐이고, 폭풍이 오면 하늘과 바다의 경계마저 사라지니까.

그런 바다 위에서 뱃사람들은 하나의 징조를 기다렸어.

돌고래.


돌고래가 뱃전 옆을 헤엄치기 시작하면, 선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해. 저 존재가 우리와 함께 간다. 저 존재가 길을 알고 있다. 우리는 무사히 도착할 것이다.

미신이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고대인들은 우리보다 어떤 면에서 더 정확하게 보고 있었거든. 그들에게는 과학이라는 언어가 없었을 뿐, 돌고래가 가진 것을 알아챘어. 우리가 이제야 '초능력'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들을.

눈을 감고도 세상을 보는 힘. 잠들면서도 깨어 있는 힘. 가라앉는 것을 수면 위로 밀어올리는 힘.

이 이야기는 그것에 대한 거야.

돌고래는 경계에 사는 존재야.

바다에 살지만 물고기가 아니야. 아가미가 없어서 숨을 쉬려면 수면 위로 올라와야 해. 물속에서 태어나지만, 태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수면을 향해 헤엄쳐 올라가 첫 숨을 들이마시는 거야.

공기와 물 사이. 잠과 깨어남 사이.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 사이.

경계에 선 존재들은 언제나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져 왔어. 황혼은 낮도 밤도 아니기에 마법의 시간이고, 해안선은 땅도 바다도 아니기에 신성한 장소이고, 꿈은 잠도 깨어남도 아니기에 예언의 통로가 되지.

돌고래는 그 모든 경계를 품고 살아가는 존재야.


그래서 그리스인들은 돌고래를 '이에로스 이크티스'라고 불렀어.


신성한 물고기.



그들을 해치는 것은 신을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어떤 기록에는 돌고래를 죽인 자에게 사형을 내렸다고도 해.

나는 앞으로 여섯 밤에 걸쳐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

첫 번째 밤에는, 소리로 세상을 보는 자들의 이야기. 두 번째 밤에는, 절반만 잠드는 뇌를 가진 자들의 이야기. 세 번째 밤에는, 가라앉는 것을 건져올리는 자들의 이야기. 네 번째 밤에는, 거울 속 자신을 알아보는 자들의 이야기. 다섯 번째 밤에는, 하늘의 별자리가 된 돌고래의 이야기. 그리고 여섯 번째 밤에는, 이 모든 것이 만나는 지점에 대해.


자, 이제 첫 번째 밤이야.



눈을 감아도 세상이 보인다면, 그건 어떤 느낌일까?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