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닐 수 있음을.
대상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관찰자들은 서로 다른 각자의 각도에서 대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게다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것들은 대개 평면적이지 않아서, 관찰자의 시선이 닿지 않지만 그 대상에 속해 있는 다른 측면들도 무수히 존재할 수 있기에.
그리고,
공기와 맞닿는 찰나의 순간부터 포도주가 쉴새 없이 다른 향과 맛을 머금듯,
모든 것들은 항상 흐르는 시간과 공간 안에 존재하며 작은 접촉에도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그래서
특정한 순간과 상황에 내 시선에 들어온 일면을 보고 그 대상을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아야 하한다. 함부로 정의하여 못 박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