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거처 만들기
1장: 절망에서 희망으로 (1~10일차)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하늘이 점점 붉어졌다. 그 말은 곧 밤이 온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잘 곳이 없었다.
"이대로 밤을 보내면 큰일 나겠는데…"
나는 불안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무인도에서 밤을 지낸다는 것은 단순히 어두운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니다.
추위, 야생동물, 벌레, 비바람.
이 모든 것이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다.
특히, 나는 아직 불도 제대로 피울 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임시 거처를 만들어야 한다."
거처를 만들기 전에, 먼저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한다.
"이 임시 거처의 목적은 무엇인가?"
무인도에서 거처를 만들 때는 3가지 필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비와 바람을 막아야 한다.
야생동물의 위협에서 안전해야 한다.
만들기 쉬워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
나는 몇 가지 선택지를 떠올렸다.
A. 땅바닥에서 직접 자는 방법
B. 나무 위에 거처를 만드는 방법
C. 동굴을 찾는 방법
"일단 A는 절대 안 돼."
바닥에서 그냥 자면 몸이 얼어붙거나 벌레들에게 뜯길 가능성이 높다.
B 방법(나무 위 거처)은 만들기 어렵고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C 방법(동굴)은 찾으면 좋겠지만, 뱀이나 포식자가 살고 있을 위험이 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임시로 숲속에 작은 피난처를 만드는 것"**이었다.
"좋아. 그러면 일단 재료부터 모아보자."
집을 지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뼈대를 만드는 것이다.
단순히 나뭇잎을 쌓아놓는다고 거처가 되지는 않는다.튼튼한 뼈대가 있어야 한다.
나는 숲을 돌아다니며 최소 팔뚝 두께 이상의 튼튼한 나뭇가지들을 모았다.
"이 정도면 되겠어."
이제 이 나뭇가지들을 A자 형태로 세운다. 즉, 삼각형 모양의 작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다.
✅ 삼각형 형태를 만드는 이유
비가 내려도 빗물이 흘러내릴 수 있다.
강풍이 불어도 바람을 잘 막아준다.
만들기 쉽고, 안정적이다.
나는 두 개의 가장 큰 나뭇가지를 땅에 세우고, 그 위에 길고 튼튼한 나무를 가로로 걸쳐놓았다.
이렇게 하면 삼각형의 기본 구조가 완성된다.
"좋아. 이제 이 위에 덮개를 만들어야겠지."
이제 거처의 벽을 만들어야 한다.
벽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방수 효과다. 비가 내리면 그대로 젖어버리면 안 된다.
나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넓고 두꺼운 잎들을 찾기 시작했다. 가능한 한 커다란 잎을 구하는 것이 중요했다.
✅ 이런 잎을 찾아라!
바나나 잎처럼 넓고 튼튼한 잎
두꺼운 왁스층이 있는 방수 효과가 좋은 잎
말려 있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잎
운이 좋게도, 나는 적당한 잎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이제 이 잎들을 벽에 고정할 차례다.
나는 손으로 꼬아 만든 덩굴 줄기를 이용해 나뭇가지에 단단히 묶었다. 가능한 한 틈이 생기지 않도록 촘촘하게 덮었다.
이제 내 작은 피난처는 어느 정도 비를 막아줄 수 있을 것이다.
바닥에서 그대로 자면 체온이 빠르게 떨어진다. 심지어 열대 섬이라도, 밤이 되면 기온이 크게 내려간다.
✅ 바닥을 만들 때 중요한 원칙
땅에서 최소한 5~10cm 이상 떠 있어야 한다.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벌레들이 기어 올라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는 마른 나뭇가지를 엮어 간이 침상을 만들었다. 이것을 바닥 위에 깔고, 그 위에 큰 잎들을 덮었다.
이제야 조금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후… 드디어 조금 사람답게 잘 수 있겠어."
이제 마지막으로 불을 피울 차례였다. 나는 낮에 배운 방법을 사용해, 유리 조각과 마른 나뭇잎으로 불씨를 만들었다.
"제발 붙어라…!"
나는 필사적으로 불씨를 불어 살렸다. 그러자…
"치직—"
작은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됐다!"
나는 주변의 작은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키웠다. 따뜻한 빛이 내 작은 거처를 밝혀주었다.
이제야 정말로,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나는 거처 안으로 몸을 웅크리고 누웠다.
몸을 감싸는 따뜻한 공기.
이제야 조금 안정감을 느끼며 잠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바스락."
나는 눈을 번쩍 떴다.
거처 밖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천천히 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숨을 죽였다.
"이건 단순한 바람 소리가 아니다."
이제, 진짜 무인도의 공포가 시작될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