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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플릭스 May 09. 2018

대단한 추리는 기대하지 마세요.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Busted)

    작년 이맘때다.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칸 영화제 진출로 세계가 들썩였다. '영화관에서 상영하지 않는 영화를 영화제에 초청할 수 있냐!'는 게 논란의 중심이었다.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옥자>. 칸국제영화제


    이후 칸은 영화제에서 넷플릭스 영화를 보이콧했다. 한국의 영화 업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대형 극장들이 옥자 상영을 거부하고 나섰다.


세계가 경계하는 플랫폼,
게다가 봉준호 감독 영화!


    이런 이슈가 오히려 넷플릭스 가입자를 늘리는 데 한몫하기도 했다.


<옥자> 효과 좀 본 넷플릭스. 한국일보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넷플릭스가 <범인은 바로 너(Busted)>로 다시 한번 우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범인은 바로 너>. Netflix


    지난해 9월부터 제작에 들어간 <범.바.너>는 190개국 서비스를 위한 후반 작업을 마치고 지난주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 MC 유재석의 신규 예능, 역대급 제작비 등 기대를 한껏 끌어올릴 만한 제목의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대단한 추리물로 위장한 <범.바.너>, 그 속은 단순 방탈출 특집과 다름이 없다.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있는 예능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한 살인 사건. Netflix


    몇 안 되는 <범.바.너>의 경쟁력 중 하나가 탄탄한 스토리다. <범.바.너> 출연자는 단순히 '방송국 놈들이 시켜서' 갑자기 탐정이 되고 범인을 잡지 않는다. 드라마 같은 이야기 구성이 곳곳에 배치되어 이들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한다. 방금까지 옆에 있던 사람이 살해당하고, 동료가 범인으로 드러나는 등의 흥미로운 사건들. 이런 극적인 이야기에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이를 포용하는 스토리 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무도에 이어 열일하는 유느님. Netflix


단순한 방탈출 예능?


    '추리'가 주 소재인 만큼 문제 해결 과정에 쓰인 세트에 큰 공을 들인 게 보인다. 그러나 그 속은 방탈출 게임을 연상시키는 단순한 내용일 뿐이다. 이들은 사칙연산이나 레이저 반사로 방을 탈출한다. 사건의 결정적 단서를 가진 인물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렇게 얻은 단서로 지역을 이동하면 자물쇠 미션, 보물찾기가 그들을 기다린다. 요즘 방탈출 카페에서도 안 쓰는 트릭이다.


아유 지겨워! 방탈출과 사칙연산. Netflix


    이뿐만 아니라 정신 사나울 정도로 짧은 컷 길이, 머리를 아프게 한다. 그나마 한국 예능 특유의 지저분한 자막이 없어 다행이다.




    이번 주 공개될 3, 4회. 사전제작이니까 문제 해결 과정은 1, 2회처럼 그저 그럴 것이다. 다만, 누가 범인이며 어떤 반전이 있을지, <범.바.너>의 탄탄한 큰 스토리는 다음회를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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