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대피하려 몸을 눕히고
억지로 눈물이 나오려는 눈을 막고
잠시 잠에 들고 깼을 때,
둘러싸고 있는 촉감이
아주 약간 달라졌어.
아직 밤이 되려면 먼 것 같은데,
나의 주변에 있는 것은, 색깔은
검은색, 검은색 밖에 없어
고개를 돌려봐도 똑같아
눈을 뜨는 법을 잊은 건지
그저 주위가 어두운 건지
모르겠어, 모르겠어
아무도 없는지
아무도 없는지
누가 불이라도 좀 켜봐
도와줄 사람은 없는지
아, 앞으로 남은 삶을 이 어둠 속에서 살아야 하는구나.
아, 시간이 지나면 밝다는 개념을 난 잊어버리겠구나.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고, 살 떨리는 무서운 생각들이 헤엄치다 질문.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질문만 많아지고, 답은 전혀 보이지 않아.
음, 무엇인가 조금 달라진 듯 해. 뭔가 움직이고 있어.
아주 살짝 어떤 형태가 보였는데, 아 이제 뭔지 보이려나 봐.
아주 조금씩, 느리지만 천천히, 내 주변이 눈에 찾아오나 봐,
아, 눈이 먼 것은 착각이었나 봐, 보여. 조금씩 보여.
나는 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