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스트데이 MS and ET Nov 16. 2017

프로포즈.
거창함보단 뜨거운 고백을

현실적인 프로포즈 사례모음집

“밖이 71도 인데도 춥다는 당신을, 샌드위치 주문에도 한 시간 걸리는 당신을, 날 볼 때 미친놈 보듯이 인상 쓰는 당신을, 헤어진 후 내 옷에 배어있는 향수의 주인인 당신을. 잠들기 전까지 얘기할 수 있는 당신을, 사랑해. 외로워서도 연말이라 이러는 것도 아냐. 당신이 누군가와 남은 인생을 같이 보낼 거라면, 빠를수록 좋을 거 같아서 여기 온 거야.”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 아니, 해리 형 왜 이렇게 주옥같은 말을 던져가지고 T.T..

어떤가요, 막상 프로포즈 꿀팁을 찾다 보니 조금 더 버거워지셨나요?프로포즈 어렵지 않다, 단지 진심과 감동만 있으면 된다라는 반복적인 말도 이제 지겹죠.


돌려 말하지 않을게요. 프로포즈는 당연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채 될 때까지 함께하고 싶은, 사랑하는 내 애인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이벤트를 해주고 싶다면, 진심은 기본! 끝없는 고민과 고뇌 속 뛰어난 연출력을 펼쳐야 하죠. 하지만 고진감래라는 말이 있잖아요. 우리의 사랑하는 이가 얼마나 기뻐할지 상상하면서, 애인의 취향에 딱 맞는 프로포즈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프로포즈는
상견례 이전에


많은 예비 신랑 신부님들이 결혼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한참 후에 프로포즈를 하곤 합니다. 나이가 들고 누군가를 만나다 보면 사귐 자체가 결혼 준비로 흘러가고, 정신 차리니 예식장 예약하고 청첩장을 돌리고 있는 우리를 발견하고 있기 마련이죠. 


결국 ‘청혼’인 프로포즈는 서프라이즈 이벤트식으로 맨 뒷전으로 남게 됩니다. 하지만 프로포즈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서로의 앞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자, 결혼이라는 현실의 무게를 서로가 지는 과정입니다. 나 자신을 내려놓겠다는 다짐과 미래를 함께 해 나가겠다는 서로에 대한 경건한 약속은 꼭 상견례 이전에 해주세요. 


이미 결혼 준비 과정이 꽤 흘러버렸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프로포즈를 통해 결혼 준비에 지친 상대방에게 믿음과 확신을 주기를 응원합니다. 결혼이 확정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포즈에 대한 ‘기다림’이 길어지고 기대감은 커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타이밍만 잘 맞춘다면 아주 소박한 프로포즈마저 평생의 명장면이 될 수 있어요.



나는 너의 취향 저격수야
배틀그라운드. 프로포즈 저격 해본닭! #1/99

해리 형이 프로포즈에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형의 외모 때문이 아닙니다. 조금 덜 생긴 해리 형의 멘트가 아름다운 샐리 언니를 뒤흔들 수 있던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그녀를 훨씬 더 잘 알기 때문입니다. 대인공포증이 있는 남자 친구를 이태원 한복판에 데리고 가 공개 구애를 한다면, 진부함 알레르기가 있는 여자 친구에게 케이크 안에 반지를 숨겨 청혼한다면 이것은 이별 선고가 될 수 있겠죠. 프로포즈 순간만큼은 '내 애인의 취향과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카더라는 접어 주세요. '나보다 너를 잘 아는 사람은 없어'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세심한 맞춤형 배려 속에서 녹아 나오는 것이 핵심입니다. 평소 유난히 좋아했던 선물, 아끼는 장소의 분위기, 부러워하던 영화 장면을 총집합해보도록 해요. 하지만 기억 속의 내 애인에만 의존하다간 대참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답니다. 

애인의 절친이나 가족을 포섭해 디테일한 정보를 캐내는 것이 좋아요. 인스타그램 속 나의 짝꿍이 누른 좋아요를 몰래 수집하는 것도 취향 저격수가 될 수 있는 한 방법입니다. 팔로잉하는 인플루언서들의 공통점은 무엇인지 두 번 세 번 고민한다면, 반지 취향, 멘트의 담백 정도, 장소의 무드를 그릴 수 있어요.




매사 모험적인 걸 좋아하는 내 애인에겐 청혼도 재밌게

프로포즈의 장소는 무궁무진합니다. 평소 여행을 함께 즐기는 커플에게는 새로운 여행지 역시 앞으로의 평생 기억에 남을 한 추억의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제주도 한라산을 등산 끝에 산 정상에서 그녀에게 링을 꺼내어 건네 본다면 어떨까요? 서프라이즈는 따 놓은 당상이고, 신이 빚은 대자연의 경치는 완전 보장입니다! 진심 가득한 편지도 함께 할 거라면 그녀의 눈물을 닦아 줄 티슈도 꼭 잊지 말고 챙겨주셔야 해요.


산 정상을 오르지 않더라도, 정말 지구 어느 곳이든 로맨틱한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촘촘한 나무 울타리 사이로 복잡한 미로가 펼쳐지는 메이즈랜드 역시 아주 자연스럽고도 자연적인 프로포즈 스팟이죠. 신부가 된 유투버 다샤킴(@dahyeska)씨의 미로공원 프로포즈 힐끗!



인스타그램 @1924US


내 여자 친구는 잔잔한 걸 좋아하니, 아무래도 우리의 추억 장소가 좋겠어

장미와 촛불이 빠진 프로포즈는 섭섭하다고 생각이 드는 찰나에... 어머! 내 여자 친구도 촛불과 장미 꽃길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었다니! 틀림없는 천생연분이군요. 어떤 형태의 프로포즈든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면 절대 식상한 프로포즈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주저하지 말고 과감하게 준비해 청혼하는 것도 좋습니다. 향긋한 꽃 향기 속 완벽한 내 남자 친구가 반지를 껴주는데 거절할 여자가 있을까요? 단번에 YES를 외친 세계 뷰티 유투버 임도희(@clothesencounters)씨의 꽃 가득 그세사 프로포즈 힐끗!



뭐든 귀엽게 봐줄 우리 오빠한텐 영화 속 프로포즈로 고백할 거야

스케치북이 불티나게 팔리던 2003년 겨울. 전 세계 곳곳에는 너도나도 스케치북 뜯는 용자들이 나타났던 적이 있었죠. 당시 <러브 액츄얼리>의 마크가 줄리엣에게 스케치북 한 장마다 진심 담긴 문장을 적어 고백해, 진정한 로맨티시스트가 누구인지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영화 같은 프로포즈가 필요하다면 따라 해보세요. 어설픈 모방은 오히려 귀여운 프로포즈로 남을 수 있습니다. 영화의 명장면보다는 엉성할 수밖에 없지만 내 남자를, 내 여자를 영화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은 고스란히 전해지니까요. 떨리는 몸짓과 평소와는 다른 어색한 말투로 연기자처럼 무언가 거창한 걸 시도해보려는 모습은 가히 사랑스럽죠. 이상순 씨를 위한 이효리 씨의 아빠미소 자아 영화 프로포즈 힐끗!



우리 커플 특색을 살려 프로포즈 해볼까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은 이제 다 옛말입니다. 장거리 연애, 소위 롱디(Long-distance) 커플이 결혼까지 골인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죠. 남들보다는 조금 더 어려운 연애를 해 온 롱디 커플들에게는 드디어 둘 사이의 '물리적 먼 거리'가 고생 끝 보상이 되는 시간입니다. 아무리 눈치 오백단 애인일지라도 갑자기 짠하고 나타나 프로포즈를 하리란 상상을 할 수 있을까요. 영국남자 조쉬 국가비(@koreanenglishman)의 17,000km 프로포즈 힐끗!






프로포즈를 먼저 받았다면, 답 프로포즈를 준비하며 둘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누군가 정해 놓은 것도 아닌데 마치 당연하듯 '프로포즈는 남자분이 준비하는 것'이라는 인식에 휩싸여, 프로포즈가 엎드려 절 받기가 되는 것은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애초에 프로포즈는 남자가 해야 한다는 틀을 두고있지 않죠. 꼭 여자가 답프로포즈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무거운 결정을 먼저 내려, 상대방에 확신을 주고 싶은 이가 '프로포즈'를. 오래오래 함께하자는 의미로 '답프로포즈'를 해보세요. 앞으로 함께 할 둘의 관계는 같이 걸어가고 맞춰 가는 일입니다.



실망스러운 프로포즈는 세상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프로포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감을 얻고 나와의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이자,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해 나가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약속을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꿈꾸어 오던 프로포즈의 모습이 아닐지라도 몇 날 며칠 지새워 준비한 시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것을 무시하지 말고, 귀엽게 봐주세요






"I'm gonna make him an offer he can't refuse"

내가 당신이 절대 거절하지 못할 제안을 하나 하지. 영화 <대부>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