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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가트렌드랩 Jun 10. 2017

영상 콘텐츠의 패러다임을 뒤흔든 VR

영상 촬영의 새로운 시도

 VR 영상의 제작 방식은 크게 컴퓨터그래픽(CG), 실사 촬영, CG+실사 합성으로 나뉜다. CG는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이고 작업이 용이한 방식이다. VR 영상은 유저가 360도 어느 위치에서든 감상할 수 있도록 모든 영상 소스나 위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3차원 CG 작업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는 VR 환경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다. CG로 구현되어 1인칭 시점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FPS(1인칭 슈팅 게임)나 샌드박스 같은 게임들이 헤드셋 장비만 장착하고 간단한 세팅 과정만 거치면 바로 VR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CG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VR 영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실사로 VR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촬영 장비와 복잡한 편집 작업이 요구된다. 360도 영상 촬영을 위해 최소 3대 ~ 최대 16대의 촬영 카메라와 이를 부착할 수 있고 이동이 가능한 장치가 필요하다. 기존의 3D 영상 촬영에 두 대의 카메라가 필요한 것과 비교하면 실사 영상 작업은 장비 확보와 활용 면에서 제작자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영상 촬영 후에는 카메라 여러 대의 영상들을 합성하고, 각 카메라의 위치 값과 기하학적 데이터를 종합해야 하기 때문에 전용 소프트웨어도 필요하다. 극강의 ‘고비용 고난이도’ 작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CG 기반의 VR 영상에 비해 실사 영상 공급이 적은 것도 어려운 콘텐츠 제작과 비용 때문인 것이다.

 현재 실사 VR 영상 촬영에는 액션캠의 선두 기업인 고프로(GoPro)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외부 충격에 강하며 무게가 가벼워 움직임이 많은 영상 촬영에 적합하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 촬영에는 다수의 액션캠을 장착할 수 있는 특수 촬영용 거치대인 리그(Rig)를 사용하게 된다. 360히어로스(360Heros), 프리덤360(Freedom360) 등의 업체들이 고프로의 액션캠과 연동해 360도 영상 촬영이 가능한 리그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정보도 고프로 역시 6대의 액션캠을 장착할 수 있게 제작한 직육면체 모양의 리그인 스페리컬 솔루션(Spherical Solution)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Gopro freedom 360 (출처: 고프로)

  고프로는 2015년 4월 프랑스의 VR 소프트웨어 업체인 콜라(Kolor)의 인수 합병을 발표하였다. Kolor는 유저가 여러 개의 시점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비디오를 조합해 360도 파노라마 뷰가 가능한 콘텐츠 제작 프로그램으로, 카드보드 App store와 구글 Play에 이미 어플리케이션을 제공 중이었다. 1인칭 액션캠의 절대 강자인 고프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VR로 판단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불어, VR 콘텐츠 지속 여부의 핵심인 촬영 장비의 가격대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것도 VR 시장의 대형 호재다.

 오픈 소스 플랫폼 기반의 구글은 VR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제조사와 상관없이 일정 사양을 만족하는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VR 영상을 이용할 수 있는 구글 카드 보드(Google Card board)를 선보인 구글은 2015년 16대의 카메라를 장착해 360도에서 VR 영상 촬영이 가능한 오픈 소스 기반의 VR 플랫폼 구글 점프(Google Jump)를 발표했다. 구글 점프는 촬영한 영상들을 합성해 VR 영상으로 전환해주는 SW 기술, 유튜브에서 이용 가능한 VR 동영상 플레이어, 16대 카메라를 360도로 배치 장착 가능한 영상 촬영 리그의 3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구글 카드보드와 동일하게 모든 업체들에 하드웨어 생산 및 SW 사용을 오픈하고 있다. 구글 점프를 이용하는 VR 영상 제작자들은 카메라 제조사와 상관없이 어떤 종류의 카메라도 사용 가능하다. 이러한 오픈 소스 정책을 통해, 구글은 전문 업체와 제작자들을 비롯해 개인 사용자들까지 쉽고 편리하게 VR 영상 제작 및 공유에 나서도록 유도하고, 360도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있는 유튜브에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를 확보한다는 명확한 전략을 세웠다.


구글 I/O 2015에서 Jump 플랫폼 발표 (출처: 고프로) 

단순 시청이 아닌 체험으로의 콘텐츠 소비 패러다임 전환

 TV가 발명된 이후, 소비자들의 영상 콘텐츠 소비와 관련된 제품들은 더 깨끗하고 생생한 화질 구현을 통해 최대한 실물과 가까운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발전해 왔다. 즉, 더 높은 해상도, 생생한 밝기, 화사한 Color 등 영상의 표현 능력에 치중해 왔고, 소비자들은 수동적인 입장에서 디스플레이 기기가 전달해 주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시청하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VR기술을 사용한 콘텐츠는 시각만을 자극한 기존과 달리 인간의 오감을 동시 자극할 뿐만 아니라 실제와 동등한 수준의 공간적, 시간적 체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의 콘텐츠 몰입도의 수직 상승과 함께, 가상현실 영상 속에서 스스로 보고자 하는 부분을 선택해서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VR 기기 개발의 선두 기업인 오큘러스는 VR이 어떻게 하면 전통적인 영화 감상 경험을 바꿀 수 있는지 주목하고 연구해 왔다. 오큘러스가 자회사로 설립한 오큘러스 스토리 스튜디오의 첫 VR 제작 영화 <로스트(Lost)>는 향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잘 담겨 있다. 장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동적으로 시청하는 전통 영화의 기법에서 벗어나, 가상 공간에 만들어진 '배경'과 '이벤트'를 관객이 능동적으로 감상하는 방식을 제시하였다. 영화는 VR 전용 헤드셋인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를 착용하고 가상의 공간에서 직접 움직이며 주변을 탐색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사건들을 직접 찾아 다니며 체험하는 위주로 진행된다. 관객이 어떤 장면에 주시하고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동일한 영화에서도 매번 다른 영상을 접할 수 있고, 본인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영상과 일치하기 때문에 현장감이 극대화 되는 것이다.

 북미 케이블 산업 비영리 연구기관인 케이블 랩스는 미국 케이블통신연합이 주최한 포럼인 INTX2015에서 "미래의 시청자들은 오큘러스 리프트와 같은 시각 장치를 통해 360도 전방위 TV 시청이 가능해질 것이며, VR 동영상은 TV의 본질을 바꿀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미 스포츠 채널 ESPN은 2015년 1월 북미 아이스하키 리그(NHL)의 실시간 중계방송에서 시청자가 직접 경기에 뛰고 있는 듯한 시점에서 중계영상을 제공하는 고프로 POV 시스템을 최초로 적용하였다. 경기장 내부의 곳곳에서 1인칭 시점으로 실시간으로 곳곳을 바라볼 수 있는 획기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NHL 및 ESPN 관계자들은 고프로 POV가 운동선수 시점에서 경기를 보여줌으로써 아이스하키의 현장감을 극대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지금까지 스포츠 방송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가상현실 서비스 제공은 스포츠 방송의 미래를 대변하는 좋은 사례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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