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이라 쓰고 홍보라 읽는다..^^
마케터 1. 출판사 홍보녀 워킹맘
근래에 황금시간 출판사에서 내는 책 중 '소설류'가 상당하다.
이번엔 출간에 된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소설은 'KGB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여자 스파이' 레드 조앤이다.
그외에도 손뜨개나 여행 책 등 황금시간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책들이 많이 있다.
하여 이번 브런치 글에서는 '머리가 복잡할 때 읽기 좋은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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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터 테란 장편소설 (13,500원)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마음을 건드리는 개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 마음속 보이는 곳 너머, 보이지 않는 것들의 원시림과 오랜 샘물 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그리고 그곳이 한번 건드려지면, 그들과 함께한 시간이 마음속에 크게 각인되는 것 같다.
태양이 움직이는 동안 아빠와 아들은 팔로버디 나무 아래 나란히 엎드려 잠들곤 했고, 태양이 움직이면서 그들의 그림자는 하나가 되었다가 다시 떨어져 둘 사이에 선명한 빛의 통로를 남겨놓았다.
자신에게 악한 짓을 한 자들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것이나 분노를 삭이고 동정심과 용서를 찾으려고 갈등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은 없다. 해를 입힌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것은 자기 존재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망가지는 가운데도 마지막 남은 선의 한 방울까지 다 바쳐야 하는 일이다.
증오의 대상은 자비라곤 없지만, 그들을 받아들이고 동정해야 한다. 그들에게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보다 더 심한 짓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엘 씨는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기브는 누구에게서라도, 필요하다면 우주의 모든 절대적인 것들에게서도 루시를 보호할 것이다. 루시는 기브가 존재하는 의미였다. 기브는 분명 사랑이었으니까. 기브는 보호자로서, 친구이자 동료이며 병사로서 죽을 때까지 함께할 것이다.
기브는 몸을 조금 숙이더니 딘의 빰을 햝았다. 그게 전부였다. 자신의 방식으로 나도 여기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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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원대한
간판 앞에 다가서는데 누군가 써놓은 낙서가 눈에 들어온다.
LISTEN
To
YOUR
SPIRIT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 네 영혼에 귀 기울여봐.
"응 친구랑 오려고 오래전부터 꿈꿨는데 결국에는 혼자 걷네."
그의 배낭에 달린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비슷한 연배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고 있다.
"같이 오기로 했던 그 친구예요?"
"응. 올봄에 죽었지. 같이 걷는다고 생각하면서 사진을 달았어."
할아버지가 유독 외로워 보였던 게 이것 때문이었나. 그와 함께 걷느라 다른 이들과 이야기 나눌 새도 없던 건 아닐까. 가슴이 알싸해져 그의 어깨에 달린 사진을 다시 한 번 바라본다.
그는 우리가 잘 볼 수 있게 무릎을 굽혀 주었다. 바람에 사진이 펄럭이며 뒤집힌다.
느리게 읽어본다. 가슴에 담는다. 만나보지 못한 그를 생각하다가 나의 그리운 얼굴들도 함께 떠오른다. 할아버지와 헤어져 다시 엄마와 둘이 걷는 길. 아까 읽은 시를 천천히 우리말로 엄마에게 들려주었다.
길이 너를 위해 솟아나기를
바람이 언제나 너의 등 뒤에서 불어오기를
햇살이 따스하게 너의 얼굴을 비추기를
비가 너의 주위를 부드럽게 적시기를
그리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신이 너를 그의 빈손으로 품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