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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훈실 Sep 06. 2024

똘기들

채 익지 않은 과실을  순우리말로  똘기라고 한다

삼천포 항에서 만난 무화과 열매를 보니 아직 초록초록하여  똘기다

까페 앞  고무 다라이에  심겨진 대추 열매도

하세월  똘기다

애견샵 유리창 너머  빨간  플라스틱  수전을

어미 젖꼭지마냥 빨고 있는  푸들이  똘기다

수협  공판장에 그득한  멸치박스  사이로

저혼자 뒹구는 고도리(고등어 새끼)는 애잔한 똘기다


우리는  모두 한 때  똘기였다

하지만  생각한다

겉모습은  농익은  과실이나

속은  풋살로 가득한  여전한 똘기는 아닌지...

자기만  모르는 똘기중의  똘기


내가 그  첫번째임을

새벽 달빛을 밟으며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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