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이 된 것처럼
날이 추워졌다. 유부우동을 먹기 제격인 날이라는 의미. 새벽과 밤에만 춥고 낮에는 더워 바람막이 안에 반팔을 입고 갔다. 그래서 우동은 시원한 상태로 먹을 수 있었다.
고명이 초라했다. 휘휘 저으니 유부들이 붕 떠오른다. 바닥에 가라앉아 있었나보다. 늘 그렇듯 다진 양념을 넣어 약간 매콤하게 먹는다. 게다가 꼬들 단무지를 첨가하면 그 어떤 음식보다 맛있다.
‘입 안의 파티.’ 별 거 없는 맛들이지만 정말 입 속에서 파티가 일어난다. 흑백요리사의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이 된 것처럼 면발 하나, 계란 지단 하나를 살피며 먹는다. 마침 오늘 대화 주제도 흑백요리사. 단 한 명도 파인 다이닝에 가 본적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