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nzich Feb 26. 2021

Q. 베이비브레짜가 필수템이라고?!

A.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막상 있으면 좋은 이유.

 아기를 출산하기 전, 오만가지 육아템들을 죄다 접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베이비브레짜(Baby Brezza)다. 브레짜(brezza). 검색해보니 이탈리아어로 산들바람이라는 뜻이라는데 그러기엔 굉장히 요란하게 분유를 내리고 섞어 만들어주는 '분유 자판기'같은 육아템이다. 


 보통 완모(완전 모유수유, 분유를 먹이지 않고 모유로만 수유를 하는 것을 의미 ; 모르는 아빠들을 위해 적는다)를 할 계획이 아닌 엄마들이라면 이런 고민을 무조건 하기 마련이다. 


'신생아 때는 2~3시간에 한 번씩 수유해야 한다는데, 아기가 많이 울기 전에 빠르게 분유를 탈 수 있을까?'

'새벽에 비몽사몽인데 혹시나 분유를 잘못 타면 어쩌지?'


 베이비브레짜는 '빠르고 정확하게 분유를 조유해준다'는 장점을 어필하며 시장에 나타났기에 언뜻 육엄빠들의 위와 같은 고민을 단숨에 해결해줄 언터처블 아이템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기계가 생각보다 허술하고, 또 아날로그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구비하는 것이 좋다. 


<분유 90ml를 타야 하는 상황에 대한 수입분유, 국산분유 조유법의 차이 (브레짜는 서양식으로 조유됨)>

- 수입분유 : 물 90ml에, 해당하는 분유를 더하여 섞는다. (그래서 젖병 눈금선 90ml보다는 다소 높게 조유된다)
- 국산분유 : 물과 분유를 섞은 양이 90ml가 되게 한다.


 

그럼, 먼저 서비스를 받는 우리의 딸 권다온 님의 상황을 살펴보자.


 다온이는 생후 20일 기준으로 60ml씩의 분유를 평균 3시간에 한 번씩, 그러니까 평균 8회 먹었다.(지금은 생후 약 50일 기준 120ml씩 평균 7회 가량 먹고 있다.) 분유는 수입분유인 힙 콤비오틱 1단계(이마트 제품)를 먹고 있다. 


 이제, 다온이에게 분유를 공급하는 베이비브레짜의 상황을 살펴보자. (2021년 2월 기준, 베이비브레짜 최신 모델)


 브레짜는 최소 조유량 60ml부터 시작하여 최대 조유량 300ml까지, 30ml 단위로만 조유량을 세팅할 수 있으며 수입분유 조유법을 따른다. 분유와 물이 동시에 토출되는 깔때기는 4회 사용 후 한 번 세척을 해 주어야 한다. 물통 용량은 1,600ml이고, 끓인 물을 섭씨 50도 이하로 식혀서 브레짜에 공급해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온이와 베이비브레짜를 연결하는 육엄빠가 해야 하는 과제를 살펴보자. 


 과제 1) 4회에 한 번 깔때기 청소를 해 줘야 한다. (제일 귀찮음)
 과제 2) 매일 밤 잠들기 전에 1,600ml의 물을 끓여서 식혀두고 잔다. (참을만 함)
 과제 3) 7일에서 14일에 한 번 기계를 전체적으로 청소해준다. (참을만 함)


결과적으로, 우리는 깔때기 하나를 추가구매하여 하루 평균 8회의 수유를 깔때기 청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매번 물온도를 맞추고, 분유를 한 스쿱씩 떠서 정확히 깎아 타고, 거품이 생기지 않게 쉐이킹하고, 손등에 떨어뜨려 '감'에 의존해 수유를 해야 하는 불편함을 브레짜가 많은 부분 해소해주었다고 느낀다. 젖병 청소도 매일매일 하는데 하루에 한 번 브레짜에 물 끓여 넣고 정기적으로 청소해주는 수고로움 정도는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부부가 생각하는 베이비브레짜의 치명적인 단점은 30ml 단위로만 조절가능한 조유량이다. 아기가 분유를 먹는 양을 10ml씩 부담없이 늘려나가려는 입장에서는 큰 단점이다. 다온이가 70ml 분유를 먹어야 했던 때, 90ml중 20ml의 분유는 남기고 버려야 했다. 혹은 이 시기에만 수동으로 분유를 타기도 했는데, 브레짜의 편리함에 길들여진 닝겐으로서 수동 조유는 여간 귀찮은 게 아니었다. 


 최최최최최종적으로 우리는 분유포트 하나를 선물로 받게 됐다. 약 10만원 언저리의 선물을 골라보라는 지인의 제안이 있다면, 무조건 보르르 분유포트 링크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굳이 보르르 브랜드명을 쓴 이유는...나는 메이저 브랜드 혹은 국민브랜드의 신봉자이기 때..문...) 분유타기 전 과정이 통합되었지만 한 번씩 청소를 빡세게 해야 하는 브레짜와 세밀한 물조절과 온도유지가 가능하지만 분유를 수동으로 타야하는 분유포트를 둘 다 구비하고 있다면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이렇게 생각하는 예비 육엄빠도 있을 것이다. '에이, 우리 어릴 땐 저런 거 없이도 잘 먹었는데 뭐.' '일단 수동으로 해보고 필요하면 브레짜나 분유포트 사지 뭐.' 


 판단은 보호자의 자유이지만 굳이 누릴 수 있는 현대기술의 힘을 외면할 필요가 없으며, '필요하다'고 느낀 후에 새벽에 찾아올 피곤함과 아기의 울음소리를 감당하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조리원에서 지켜보니 우리 아가는 순해서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착각. 신생아의 발달시기를 보면 소름돋게도 조리원에서 퇴원하여 집으로 온 직후부터 성장통과 용쓰기와 밤중 울음이 시작된다는 것을 이내 알게 될 것이다. 더구나, 주로 밤중 수유를 책임져야 하는 보호자가 한 명이라면 반드시 육아템의 도움은 필요하다. 왜? 보호자의 지속가능성과 건강이 곧 케어를 받아야만 하는 아기 고객님의 건강과 편안함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다음 편에서는 브레짜고 분유포트고 젖병이 없으면 무쓸모이기에 우리가 써본 유리젖병 vs 국민템(더블하트 PPSU) vs 배앓이방지 젖병(닥터브라운)의 특징과 적용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끝>


※ 아, 제가 쓰는 글들은 모두 상품 제공이나 광고비 없이 기록용으로 남기는 것임을 맹세코 다짐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