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어디까지 가야하는 걸까?
런던 일정의 마지막은 attendant.
2016년 오픈 초기부터 엄청나게 화제가 되었던 곳이다. 코로나로 출국이 어려웠던 시기에 어떻게 변화했을지 매우 궁금했다.
피츠로비아 카페인에서 2블럭 정도만 떨어진 곳이다. 매장의 위치는 지하.
정확히 표현하자면, 공공 화장실을 리노베이션한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런던의 스페셜티 커피 확산세가 절정이던 시기에 스페셜티 커피만 취급하면 대박(?) 나던 상황에 출현한 파격적인 카페이다. 굳이 설명을 하면, 빅토리아 시대, 런던의 공중화장실이다. 기억하기에는 2천년도 초반까지 런던 시내 곳곳에 저런 공공 화장실이 실재로 있었지만, 치안등의 문제로 대부분이 폐쇄되었다. 어텐던트의 설명에 따르면, 오랫동안 폐쇄되어 방치되었던곳을 2년에 걸쳐 청소하고 리노베이션 후 새롭게 오픈했다.
오픈 초기에 엄청나게 핫했는데, 지금도 여전히 뜨겁다.
빅토리아 시대의 오래된 시설을 재활용 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지만,
직원들이 유난히 친절해서 기억에 남았다.
생업과 멀지 않는 분야이지만, 친절과 환대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특히 일부 아시아 지역에서는 친절이 상명하복의 개념에 가깝다면, 냉정한 의미의 호스피탈리티는 주최측과 손님과의 관계가 수평적이면서, 호의를 공유한다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셜티 커피 산업 초기, 흔히들 말하는 허세 개념이 강할때, 유난히 영국의 바리스타들이 괜찮은 호스피탈리티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그중에서도 후발 주자였던 어텐던트 커피는 소비자들과 커피를 주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이 좋았다.
혹은 길고 긴 코로나 기간동안 이곳의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참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밝고 활기차더라. 커피의 전문성이 더욱 좋아졌고, 오래전부터 근무하던 직원들도 여전하고 ( 개인적으로 좋은 매장의 척도로 보는것 중 하나가, 직원들의 장기 근무 여부 이다. )
매장 내부는 생각보다 깔끔하고, 쾌적하다. 음식도 괜찮고, 올데이 브런치를 즐기는 손님들도 꽤 많았다.
커피는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와 코코넛 밀크라떼.
어텐던트는 과거에는 캐러반의 커피를 받아서 쓰다가, 몇년전부터 독자적으로 로스팅을 시작했다. 싱글오리진 에스프레소는 브라질 에스메랄다 농장. 파나마의 유명한 에스메랄다는 아니다. 브라질의 에스메랄다가 익숙하지 않지만, 생각보다 임팩트가 있었다. 브라질 특유의 너티한 커피가 아니고, 의외로 선명한 산미와 너티한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어서, 향후에 좀더 살펴 (?)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색다른 에스프레소의 임팩트가 의외로 인상적이었다.
코코넛 라떼는 솔직히 표현을 하자면, 제법 아쉽다.
시판하는 일반 코코넛 밀크가 아니고, 지역 업체의 코코넛밀크를 사용하는것 같은데, 대중성이 부족한 느낌. 조금 난해한 느낌, 밸런스가 치우친 느낌이었다.
어텐던트 커피가 워낙 강렬한 개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커피를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섰다.
마음 같아서는 시내로 다시 발길을 돌려볼까 했지만, 시차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인지 이제 그만 돌아가야할것 같았다. 혹시라도 동선이 괜찮다면, 사치갤러리를 들렸으면 하는데, 주말에는 런던의 지하철들이 공사를 하거나 대거 연착하는 경우가 많아서 고민이었다.
어텐던트 커피. 런던의 스페셜티커피 매장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곳이다. 물론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그래도 한번 정도는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후기) 무리를 해서 사치 갤러리를 다녀왔는데, 알고보니, 티파니 보석 특별전. 지난번 사치 갤러리의 사진전이 좋아서 기대했는데, 이번에는 평생 볼수 없는 다이아몬드를 한자리에서 다 본것 같았다. 대기줄이 많아서 잔뜩 기대했는데, 조금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