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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남 May 02. 2023

말을 '듣다'

"아이가 말을 안들어요." 


부모라면 최소 한번쯤 이런 말을 해봤을 것이다. 

어쩌면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에게 '왜 이렇게 말을 안듣니'라고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도 오늘 아이에게 '엄마 말 좀 잘 들으면 좋겠어'라고 무심코 말해놓고 

슬몃 놀랐다. 


왜냐면 아이는 내 말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말을 잘 듣는데 또 잘 들으라니!  


사실 아이는 늘 내 말을 잘 '듣고(listen)'있다.


이 장면에서 부모의 말은 대개 요청이나 지시이고  

아이에겐 그 말을 듣었지만 그대로 행동할지/안할지를 결정할 자유가 있다. 


즉, 우리가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것은 그 말을 '전달' 하는 것까지이고

그 말에 따라 아이가 행동하도록 할 순 없다. 


그런데 우리말은 참 신기하다. 

보통 우리가 '말을 안듣는다'고 말할 때 그 의미는 내가 지시하거나 요청한 것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언어는 생각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우리는 말을 들으면(listen) 무조건 그렇게 행동 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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