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J ENM 예능 작문
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연설가 노무현 변호사,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험지에 뛰어드는 노무현 의원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분이 대통령이었을 당시, 저는 시골의 초등학생에 불과했습니다. 돌아가신 후에 행적을 찾아보고, 지향했던 가치를 알아보니 평소에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하면 떠오르는 2가지 키워드가 있습니다. 권위 내려놓기, 불평등 해소입니다.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해 온 시대정신이 사후 10년이 흘러 이윽고 우리 사회의 20~30대가 가진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노무현의 행보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그래도 좋은 대통령이었다는 믿음, 그 미묘한 부분을 잘 이끌어 국민적 공감을 얻는 게 PD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첫 장면은 검사와의 대화입니다. 손석희 사장님의 회고를 들어 평소에도 공개 인터뷰를 즐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개석상에서 검사를 만나는 것도 별일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권위를 내려놓고 누구라도 대화를 하고자 하는 마음은 지금도 대중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과거는 로스쿨 정책 추진입니다. 상고에서 시작해 사시 합격이라는 입지전적인 생애를 보내신 분이 고시라는 계층 이동 사다리를 걷어내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누구보다 고시의 혜택을 많이 본 사람입니다. 그런 분이 돈 있는 사람만 버틸 수 있는 로스쿨 제도를 추진했다는 게 아이러니했습니다. 사시 제도의 특권을 없애고 법률 서비스를 전 국민이 이용하게끔 하는 국익을 위함이었을까요. 최근 벌어진 공공 의대 논란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군대 분야에서 특권과 특혜를 배제해야 한다는 불평등 해소의 가치는 대중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020년의 시대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