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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사 Apr 12. 2023

<장사천재 백사장>에서 배우는 제품 원칙

장사천재는 역시 고객 중심으로 사고한다

오랜만에 챙겨 보는 예능이 생겼다. 바로 <장사천재 백사장>.

가게 셋팅, 메뉴 선정, 고용까지 직접 하는 매운 맛 컨셉에 순둥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멤버들이 좋아서 빠져들기 시작했는데, 보다보니 항상 고객 중심으로 사고하는 장사천재 백종원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게 아닌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한다.

제품을 만들다보면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생각에 팀원들의 공감까지 얻으면 (그러면 안되지만) 기능 출시까지 하게 된다. 운 좋게 이런 직감이 통할 때도 있지만 만든 사람만 뿌듯하고 유저들은 있는지도 모르는 기능으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장사천재는 해보고 싶은 메뉴가 있었지만 그런 접근은 위험하다며 일단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갔다.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메뉴는 무엇인지, 특징이 뭔지,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회전율은 괜찮은지 직접 먹어보고 충분히 시장 조사를 한 뒤 메뉴를 선정했다.


현지에 맞게 적용한다.

장사천재의 불고기 버거는 그냥 불고기 버거가 아니다. 딸기쨈이 들어간다. 현지에서 음식을 먹어보며 현지 고객들이 단맛을 좋아한다는 점을 파악해 레시피에 반영한 것이다. 실제 고객들도 달고 맛있다며 좋아했고 이게 어떤 소스인지 물어보는 고객도 있었다. 섬세한 현지화가 차별점을 만들어내고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글로벌 앱을 써보면 현지화에서 세심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바로 느낄 수 있다. 성의없는 현지화는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삭제될 것이다‘ 같은 파파고보다 어색한 번역투를 몇 번 마주하면 바로 앱 삭제의 유혹이 찾아온다. 국내 서비스도 언어 설정을 변경해가면서 써보면 어떤 서비스가 글로벌 시장을 꿈꾸고 있는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그만큼 현지화는 섬세하게 해야 한다.


가치는 우리가 아닌 고객이 판단한다.

장사를 야시장에서 골목 가게로 옮기게 되었을 때 장사천재가 가장 먼저 한 것은 시장 조사였다. 주변 가게의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 아이들이 먹고 있는 간식은 얼마인지 물어보며 가격에 대한 감을 잡았다. 어느 정도 감을 잡고 가격을 고민하던 멤버들에게 장사천재는 가격 퀴즈쇼를 제안한다. 고객에게 예상 가격을 물어보고 가격을 정하자는 거였다. 와, 이게 바로 유저 인터뷰가 아닌가.

최근 나 역시 제품의 가격을 정해야 할 때가 있었는데, 조사와 데이터를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뒤에는 찍기의 영역으로 느껴졌었다. 가격으로 A/B 테스트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 해야할지 참 막막했다. 그 때 유저 인터뷰는 내게 자신감을 주었다. 유저가 낼 만한 가격이라는 건 유저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와 같고 결국 그 가치는 만드는 우리가 아닌 유저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원칙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일하다보면 적용이 참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장사천재의 모습을 보며 나 역시 놓치고 있던 고객 중심 사고를 돌아볼 수 있었다. 재미있고 배울 점까지 많은 이 예능이 오래 계속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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