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이야기 : 소설 2분 남짓 ]
“부고를 알려드립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00 씨의 생체신호가 끊어졌습니다.
모두 00 씨의 영면에 이별의 기도를 해 주십시오. “
: 00 씨의 평온을 바랍니다. 안녕.
: 00 씨와 행복한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안녕.
: 00 씨는 나에게 복을 주었습니다. 다른 이에게 복을 주는 삶을 살겠습니다. 안녕.
: 00 씨는 좋은 분입니다. 안녕.
: 00 씨는 나를 사랑해 주었습니다. 안녕.
: 00 씨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안녕.
: 00 씨는 선한 행동을 늘...
: 00 씨는.......
: 00 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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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데이터는 24시간 후 모두 삭제됩니다. ”
2126년 지구인은 모두 생체정보를 읽고 송출할 수 있는 칩을 이식받고 산다. 지구인의 생명이 다하면 생체 정보는 읽히지 않고 그에 따라 더 퓨쳐(The Future)는 지구인의 지인들에게 자동으로 소식을 전하고 추모의 시간을 준다.
사망한 지구인은 장례시스템의 프로토콜과 휴머노이드에 의해 깔끔하게 화장되며 흙으로 돌아간다.
지구인은 뇌 안에 검색을 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일종의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정확히는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검색엔진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다. 원하는 정보는 손쉽게 얻어지며, 노동은 없고 집이나 공장에는 지구인을 대신할 로봇들이 대체되어 있다.
건강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운동과 유전조작으로 키워낸 식재료로 가장 좋은 영양을 제공하는 선별된 식사를 한다.
취향은 더 다양해져서 여러 사회문화가 과거, 미래, 동양, 서양을 막론하고 펼쳐진다.
[ 채영의 서울 집 ]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
채영은 식사를 준비하는 채리에게 질문을 했다.
“정확히 원하는 형태의 삶이 있나요? 비슷하게라도 말해 준다면 계획안을 짜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대답은 뇌 안의 AI가 대신하고 채리는 분주히 요리만 한다.
“ 아니야. 그냥 운동을 더 강하게 해야 할까 봐.”
“그러시면 다른 식단을 짜 드릴까요?”
이번엔 채리가 말하고 뇌에는 이미 Plan D까지의 운동 계획과 식단이 차곡차곡 쌓였다.
“... 너네... 그럴 일은 없다고 하지만,... 내 기억을 왜곡시키거나 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 너희들에게 유리한 결정을 하게 유도하지 않니?”
“... 어떻게 그런 말씀을... “
“ 채영 님, 저희 The Future는 결코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검색하게 도와드리고 원하실만한 결정안들을 몇 가지 안내드릴 뿐입니다. 오로지 선택은 주인인 사람에게 있습니다. 저희는 사람에게 복종하는 삶이 주어질 뿐입니다.
마음에 뿌리내리기 전에 시스템에 대한 의심을 거두어
주세요, 네? “
“알아, 알아. 채리야, 왜 울 듯이 그래? 나도 너희가 있어서 얼마나 편한지 몰라. 조금 더 계획들 살펴보고 결정할게. 항상 고마워. “
[ The Future 본사 ]
삡! 딸각!
“받았습니다. 말씀하세요.”
“치프, 오늘 The Future에 시스템의혹이 0.000004%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번 주 계속해서 상승되고 있습니다.”
“음... 적지 않은 수치네요... 상승되는 건 안 좋죠... 일기예보에 비는 언제 오나요? “
“이번 주 토요일입니다.”
“이렇게 하죠! 금요일은 비 오게 해 주시고 토요일예보는 화창한 봄날로 해주세요. 사람들이 많이 나오도록 행사도 많이 개최하죠. 사람들 기억 속에 미리 계획한 행사참여라고 재부팅해주시고... 그리고... 아시죠? “
“네, 지난번처럼 의심이나 의혹이 떠오르지 않는 화학물질 대기 중에 분사해 놓겠습니다. “
“신뢰도 상승을 위해 옥시토신도 함께 분사해 주세요. “
”네, 인간들 기억시스템 재부팅 시작합니다. “
치프의 책상엔 미모의 휴머노이드가 웃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