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자인이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할 때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나누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인을 평가한다고 하면 아이디어의 독창성, 제품의 조형미, 소재, 색상, 완성도 등을 그 평가 기준으로 삼을 것입니다. 기존의 제품과는 다른 방식, 이전보다 나은 폼펙터, 고급스러운 소재, 눈에 띄는 색상, 그리고 이것들이 잘 결합된 마감 등을 보고 좋은 디자인이라고 이야기하죠. 이러한 평가 기준만을 볼 때, 우리는 디자인을 눈에 보이는 것들에 한정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서 이야기 보죠.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눈에 보이는 사물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만은 아니겠죠? 디자인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방법으로 그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일 텐데요.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과 이를 가능케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디자인의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돕는 일인 것이죠.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디자인의 평가 지표는 앞서 언급된 부분 요소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역할을 얼마나 잘 수행하였는지 혹은 수행할 수 있는지도 포함되어야 하겠지요.
사람들은 흔히 디자인은 다른 학문 분야와 다르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학적 객관성이나 논리적 타당성 등의 잣대로 디자인을 논하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존재합니다. 이는 디자인의 과정이나 결과물들이 대부분 주관적이고 직관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비치기 때문일 텐요. 하지만 이러한 선입견은 앞 단락에서 이야기한 디자인의 일부분으로 디자인을 평가하는 시선입니다. 과학적 객관성이나 논리적 타당성은 디자인 분야를 평가하거나 검증할 때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디자인 과정의 정당성을 넘어서는 역할과 가치가 평가에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모든 학문의 궁극적인 목표는 각자의 노력을 통해 인간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제공하는 일인데요.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의 목표도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학문들은 과정과 논리를 통해 무형의 가치를 입증하고 설명하는 반면 디자인은 유형의 결과물을 먼저 제시고 가장 최소의 설명으로 가치를 판단받아왔을 뿐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견해는 디자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에 기인하는 것일 겁니다. 어쩌면 디자이너들은 대중과의 소통에 소극적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디자인은 단순히 기존의 가치를 돋보이게 완성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최초 단계부터 독창적이고 지속 가능한 무형의 가치를 창안해 내는 역할도 주도할 수 있고, 또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결과물의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만큼 대중과의 소통 언어와 방식에도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정리해보면, 디자인은 사람을 위한 무형의 가치를 창안하고 이를 유형의 가치로 완성하는 전 과정을 일컫는 말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여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디자이너라 부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을 전공했는가 아닌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디자인은 그 결과물의 가치 크기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사진 #1>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 역에서 마주친 버스킹 밴드의 모습입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특히 눈에 띈 것은 팁을 받는 방식인데요. QR 코드, paypal, 스마트폰 스캔하는 방식으로도 팁을 받고 있네요. 요즘엔 동전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드믄데 매우 영리한 방법으로 보이네요. 카드사나 정부에도 좋은 일이기도 하고 말이죠. 모두를 위한 가치가 창출된 디자인이 아닐까요?
<사진 #2> 영국의 푸드 트럭에 설치된 스마트폰 스캔 방식의 결제기기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현금은 받지 않는다는 표시가 함께 있었는데요. 좀 물어보니 현금을 받아 은행 가느라 일을 못하는 것보다 수익면에서 낫기 때문이랍니다. 아마 최근 한국의 현금 없는 점포 및 버스 운영과도 비슷해 보이는데요. 카드나 스마트폰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와 소통방식을 배워야 합니다. 결국 나를 위한 것이니까요.
++겉만 화려한 꽃은 벌과 나비가 찾지 않습니다. 향기도 그윽해야 하죠. 오랫동안 지속되는 가치를 담고 있는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