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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vin Seo 서승교 Oct 18. 2022

같은 행위로 같은 가치를 달성하는 디자인을 지향하세요.

Univeral Design

누구나 같은 행위로 같은 가치를 달성하는 디자인을 지향하세요. (Universal Design)


얼마 전 저와 함께 일했던 동료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주니어 분이셨는데요. 한국에서 디자인으로 유명한 대학에서 운송(자동차) 디자인을 전공하고 학교를 옮겨 UX 디자인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재원이었죠. 자동차 디자인 전공자가 UX로 전공을 바꾼 이유가 궁금해져 그분께 물어보았습니다. 


나: " 운송 디자인으로 학사를 받았는데, 분야가 좀 다른 UX로 석사를 하셨네요? 왜죠?"


동료: " 아.. 그게 제가 학부에서 운송 디자인을 하며 든 생각이 제가 하는 디자인은 소수의 경제력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가급적 많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디자인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있는 디자인 분야를 찾다가 UX 디자인으로 석사 전공을 하게 되었어요. "


이 동료와의 대화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어떤 것인 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이 다른 전문 분야 대비 강력한 역량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의 차별성과 부가가치 창출 능력인데요. 이 때문에 디자인은 기존의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작업으로 이해되기도 하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가치는 늘 경제적 가치로 치환이 되어 왔죠. 디자인 품질이 나은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그렇지 못한 것들보다 높은 것처럼 말이죠. 다시 말하면 디자인 창출 가치의 분배는 불평등한 것이 당연시되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 다른 전문 분야 대비 우월한 또 다른 역량은 고객으로부터 문제를 발견하는 역량입니다.  디자이너들은 분석보다는 직감적으로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그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니즈에 공감합니다. 바로 이 역량 때문에 고객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창의적인 디자인들이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기서도 그동안의 디자인은 불평등을 보여왔는데요. 그것은 여러 고객들 가운데 현재 지불 능력이 있는 고객들의 문제에만 집중해왔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디자인의 핵심 역량을 이어 보면 결국 디자인은 "고객과 공감해서 그들의 불편함과 니즈를 제대로 도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창의적이고 부가가치 높게 디자인"하는 일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 고객이 경제적 능력이 있는 고객들로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빼곤 말이죠. 


이러한 디자인의 일반 개념에 비추어 공공 디자인 혹은 유니버설의 디자인의 개념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기존의 디자인 개념에 그동안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소외받거나 주 경제 인구가 아니기 때문에 주목받지 못한 사람들을 목표 고객으로 바꾸면 될까요? 이러한 정의가 공공디자인이나 유니버설디자인의 개념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정의는 또 다른 불평등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의 공공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디자인으로 대중에게 소통되어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들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그들 스스로를 약자로 인정하게 만드는 심리적 강제 효과를 가져왔죠. 다시 말해,  디자인의 효과를 평가하기 이전에 심리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은 디자인 결과물들이었다는 겁니다. 주 목표 고객인 사회적 약자들을 제대로 깊게 이해한다면 그들이 가진 핸디캡을 보완하는, 그리고 이를 다른 사람들이 다 알게 되는 디자인을 원치는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공공디자인, 유니버설 디자인의 지향점은 주요 이용 고객(시민)들도 그렇지 않은 다수도 이용하고 싶은 열망이 드는 문제 해결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즉, 누구나 원하는 가치의 평등, 이를 누리기 위한 방법의 평등, 그리고 이를 통한 모든 시민 고객들의 삺의 질 향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사진 #1> 한 거리에서 발견한 국가 지원 전동차를 이용하는 분의 모습입니다. 눈 비 오는 날이나 추울 때를 대비해서 비닐로 커버를 만들고, 뒤에 수레를 연결한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전동차를 이용해야 하는 분들도 그렇지 않은 분들처럼 일상을 누리고 싶어 하는 니즈가 발견됩니다. 

<사진 #2> 미국 캘리포니아 소살리토의 한 집 앞모습입니다. 집 앞에 우체통처럼 설치되어 있는 '리틀 라이브러리'가 인상적이네요. 자기 집에 있는 책들을 누구나 꺼내보고 채워 놓을 수 있도록 한 디자인입니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누구나 설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모습이 주민 참여형 공공디자인의 좋은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3> 컵라면 용기에 인쇄된 점자 문구 인쇄란입니다. 검은 줄에 점자를 인쇄한 것인데요. 시각 장애인들에게 접근성을 높여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디자인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연관되는 궁금증이 많습니다만, 시각 장애인도 컵라면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먹을 수 있다는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는 디자인이네요. 


+ 소수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디자인과 다수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디자인. 여러분은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가요?


++ 미래의 내가 아닌, 현재의 나도 열망하는 디자인이 유니버설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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