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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다 May 16. 2022

프롤로그- 나의 이야기

영어독서전문가로 10년을 살고 엄마가 되다

프롤로그 - 나의 이야기, 영어독서전문가로 10년…



2016년 9월, 4명의 아이들과 시작한 <리더스하이> 공부방은 1년이 채 안되어 학생수가 21명이 되었고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대기까지 받게 되었다. 초보 원장으로 나름 성공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공부방 운영 1년 반만에 나는 임신을 하였고 아쉽지만 공부방을 잠정 휴원하게 되었다. 엄마가 되고 싶었지만 막상 또 임신을 하니 내가 포기하고 희생해야할 것들이 생기면서 나는 억울하고 슬펐다. 내가 열정을 다해 키웠던 공부방을 내려놓지 못해 막달까지 아이들을 가르치다 출산을 하였다.


엄마가 되어보니 세상이 다르게 보였고, 나의 가치관과 삶에 대한 목표도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없을 때만해도 나의 목표는 영어독서 공부방을 오픈하고 멋지게 학원으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이가 생기니, 일단 집에서 공부방을 다시 시작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상가로 나가 작게 교습소를 시작할까 고민도 했지만 경제적인 비용을 무시할  없었다. 육아를 해보니 아이 역시  마음과는 다르게 아픈 날들이 잦았고 아직 어려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다. 수업은 다시 하고 싶은데 나의 체력과 시간은 한계가 명확했다. 결국 나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활용할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지금의 온라인 영어독서수업 그리고 11 방문수업을 만들게 되었다.


길인줄 모르고 걸었는데 가고싶은 목적지가 생기고 길이 만들어졌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가르치는 일이, 영어책을 읽는 순간이 마냥 좋았다. 영어교육에 몸담고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라는 산을 만나 잠시 일을 멈추고, 어렵게 다시 시작한 방문수업을 하던 도중 코로나가 터졌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움 또는 커다란 변화지만 나는 그 순간에 딱 하나만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지금의 현실에서 내가 계속 일을 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꾸준히 하다보니 막연했던 미래가 분명해지고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둘씩 늘었다.


원하면 길이 보인다는 속담처럼 나에게서 일(수업)은 간절했다. 엄마가 아닌 누군가에게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육아로 인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해주는 자유였다. 늘 앞만보고 달려왔던 내 인생에 육아는 나아가고자 하는 삶에 브레이크를 거는 느낌이었다. 그 멈춤이 불안하고 무서웠다. 나만 도태되는 느낌. 나만 이 세상에서 잊혀지는 느낌이 두렵고 싫었다. 산후우울증이 찾아왔고 끝없는 자책과 무력감에 허덕였다. 아득한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이든 시작해야 했다. 영어독서방문 수업을 기획하고 블로그에 글을 썼다. ‘나’를 되찾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하루에 2-3시간밖에 수업을 할 수 없었지만 나는 그 시간이 소중하고 설레었고 다시 가르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부모가 되는 순간 삶에 많은 부분이 변한다. 주변의 얘기로 나름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상상  이상이었다. 하루종일 아기를 돌보며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갔다. 나를 위한 시간은 바랄수도 없었고 아이는  마음대로 자라주지 않았다. 아이가 없을 때도 내가 계획한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나니 더욱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느낌이었다. 깊은 우울감이 나를 덮쳤고  화와 억울함의 화살이 남편에게 향했다. 그렇게 몇개월을 병들어 지내다 이건 나만 손해구나 싶었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현실도 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 나는 내가 처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영어방문독서 수업이 그랬고 코로나가 터지며 시작한 온라인 수업도 그러했다. 방문수업을 하며 육아와 일의 균형을 잡아가던 중, 2019년 겨울 코로나로 온 세상이 떠들썩했다. 아이를 가진 학부모는 이때 외부접촉을 최소한으로 하길 바랬고 방문수업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그때 나는 쉬기보다 어떻게 하면 수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고 온라인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 덕분에 지금 나는 장소에 상관없이 해외에서도 꾸준히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일과 육아 두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은 평범한 엄마의 이야기, 공부방을 운영하다 아이를 낳고 방황하던 내가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출산과 육아를 통해 삶의 목표와 가치가 변하고 방황중인 초보 엄마들을 위해 응원과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라며 내 이야기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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