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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오 Aug 21. 2021

꿈에도 나이가 있나요.

꿈을 꾸는 나이

작가님 글을 못 본 지 무려.. 240일이 지났어요 ㅠ_ㅠ 


책상에 올려 두었던 폰에 알림이 뜨길래 봤더니 브런치에서 글을 독촉(?)하는 멘트가 보였다. 보자마자 깊은 한숨이 흘러 나왔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정말 이보다 더 글을 많이 써본 적이 없는데, 아직도 내 글은 그 어디에도 없다.





넌 꿈이 뭐야?


언제부턴가 회사 신입을 만나면 이 질문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렇듯, 대부분의 신입은 꿈이 없다고 대답했다. 꿈이 없다니. 그래 없을 수도 있지. 꿈이라는 게 별 거 있나.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게 꿈이지.


그러면 넌?


누군가 나에게 물으면 항상 나의 대답은 작가였다. 그것도 소설을 쓰는 소설가.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면 판타지와 로맨스가 섞인 장르소설을 쓰고 싶었다. 그건 지금으로부터 20년도 넘은 나의 꿈이었다.






무엇부터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끝이 정해지지 않은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은 이거였다. 가장 뭘 먼저 얘기하는 게 좋을까. 


기획도 순서도 결말도 아무것도 없는 이야기의 시작이지만, 그래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얘기가 있지 않을까하고, 머릿속으로 계속 고민을 해봤는데 그 어떤것도 떠오르지 않더라. 아니, 많은 것들이 몸 안에서 나뒹굴고 있는데 콕 집어서 말할 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는지도.


그래서 정석대로, 시작은 꿈을 꾸는 나이일 때 이야기로 시작해보려 한다.






내가 장르소설, 그 중에서도 판타지에 미치게 된 것은 초등학교 5,6학년 때쯤이었다. 시작은 '퇴마록'이었다. 초등학교 5,6학년 짜리가 퇴마록을 보고 있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정서적으로 그래도 되는 게 맞나? 싶긴 한데, 어쨌든 그 무렵의 나는 언니들의 영향으로 퇴마록에 빠져 있었다. 음, 좀 심각하게?


국내편은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정주행을 여러번 하기도 했고, 제일 좋아했던 것은 혼세편이었지 아마? 당시에는 가난한 시골소녀였어서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게 고작이었지만, 어쨌든 너무 좋아했어서 그 분의 소설은 그 뒤로 모두 정주행 갔었다.


이건 완전 딴 얘기지만, 그분의 파이로 매니악 이거 되게 좋아했다. 그분은 싫어하실 수도 있지만, 결말 완전 궁금한 1인으로서 지금도 기억에 남는 소설이었다. 그러게 뜬금없는 씬을 왜 요구하냐고요, 아무리 스포츠신문이라지만 그런 내용이 전혀 아닌데!


어쨌든 그 뒤로 나의 꿈은 소설 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서브로.


이런 애매한 꿈의 설정이 어쩌면 이십년 넘는 나의 방황을 초래한 걸지도 모르겠다.

꿈을 쫒아 달려나가지도 못할 망정 애매한 부캐설정이라니.

망할.


그렇게 꿈을 꾸는 나이가 시작되었다.

본캐가 아닌 부캐로 소설가가 되길 꿈꾸며.


그 사이 나의 꿈은 스무 살이 넘었다.

꿈에도 나이가 있다면, 너도 이제 성인이니 그만 꿈에서 나올 때도 되지 않았니?


이제 우리 그만 꿈꾸고, 현실에서 만나자.

애매모호한 부캐 따윈 집어치우고 본격적으로 본캐로서 정정당당히 부딪쳐 보는거야.


그렇게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아직도 길은 보이지 않지만, 브런치에서 독촉장(?)이 날라올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앞으로 아무런 남김 없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동안의 시간들과 앞으로 남아 있는 시간들을 모아 도전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글의 구성 따윈 없는 이야기지만, 

[꿈을 꾸는 나이]는 주로 과거의 이야기를 할 것이고,

[꿈을 이룰 나이]는 현재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순간, 꿈을 이룰지 못 이룰지 모르는 거 아닌가? 하여 [꿈을 이룰 혹은 포기할 나이]라고 할까 잠시 생각했다가 집어 던졌다. (웃음)

시작부터 초 치는 것도 아니고, 이룰 때까지 한다면서, 그럼 이뤄야지, 

아니 그러한가?




@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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