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니 Nov 21. 2021

14. 이혼 소송이 끝났습니다

독자님들께 소식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레니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그간 제게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이혼 소송이 종료되었습니다.



판결문을 한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법원에서 판결이 선고되는 선고기일에는 판결문을 전달받지 못했고, 다음날 법률사무소를 통하여 이메일로 판결문을 전달받았습니다. 상사와 함께 출장을 가는 길 택시 안에서 몰래 핸드폰으로 열어본 판결문에는 제가 앞으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생명을 주는 내용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단독 양육권 및 친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제가 쭉 키워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안정적인 권리를 가지고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이를 제 손으로 키울 수 없게 된다면, 저는 차라리 이혼을 포기했을 것니다.

절차를 거쳐, 마침내 제가 책임지고 싶은 대상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법적인 권리를 확보했다는 안도감과 감사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결혼의 마지막 장면이 법원에서 적어준 판결문을 읽는 것이라니 어떻게 보면 씁쓸한 장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씁쓸함은커녕 안도감과 감사함, 그리고 희망만이 느껴졌습니다. 생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이겠지요.



정말이지 참 길었습니다.




법적인 문제가 정리되면서 주변에도 자연스럽게 이혼 사실을 밝혔습니다. 제가 연예인도 아니니 딱히 이혼 사실을 공표하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사생활 이야기를 나누며 거짓말을 해야만 이혼을 얘기하지 않을 수 있는 경우에 굳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주변에 오픈이 되었습니다.


이혼 사실을 숨기지 않아야겠다는 점을 미리 고민을 거쳐 결심해 두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이혼을 이야기한 방식 및 주변 사람들의 반응들에 대해서도 따로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프롤로그에서 정했던 목차 외에도 적고 싶은 내용이 생긴 셈입니다.



이혼 소송은 종결되었지만, 브런치 글은 쭉 계속 써보려 합니다. 이혼을 하다 보니 느낀 것은, 주변에 참 이혼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까운 지인들의 부모님 중에서도 많고, 친구가 이혼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혼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송이 끝난 지금, 지난 긴 시간들의 괴로움이 어디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제 가슴 밑바닥에는 남아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가볍습니다.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은, 결혼 생활과 소송 기간 동안에 겪은 일들이 묵은 상처가 되어 올라오지 않도록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려고 합니다. 너무 쓰려서 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제 자신의 어리석음도 돌아보고 냉정히 판단하려 합니다. 새로운 삶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잘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래가 무조건 행복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삶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라는 점을 배웠으니까요. 다만 조금 더 고민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며 살아가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13. 이혼 소송의 슬럼프- 나 자신을 속이는 위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