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혼 소송을 개시하기 전, 그리고 개시한 후 진행 과정에서 배우자가 어떤 방식으로든 위협적으로 나오는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소송 과정에서 배우자를 위협하는 행동은, 생각보다 아주 흔합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충격적인 일일 수도 있지만, 또 반대로 생각하면 그럴 법도 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혼 소송은 앞으로 남은 삶을 걸고 개인과 개인이 법원에서 제대로 싸움을 붙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싸움에 이기기 위해서 위협을 불사하는 사람들도 있으리라는 점은 그렇게 이상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그럴 법도 한 일이라고 해서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배우자의 위협적 행동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이는 법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위협감을 느끼면 꼭! 변호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이혼하게 직접적으로 폭행을 가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집안 기물을 파손할 수도 있고, 배우자 대신 자녀를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니더라도 언어적 폭력과 고성으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위협할 수도 있고, 역시 자녀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었다면, 생활비를 끊어버림으로써 생활의 곤경에 처하게 몰아붙일 수도 있습니다.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할 수도 있고,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할 수도 있고, 집으로 혹은 직장으로 찾아갈 테니 두고 보라고 할 수도 있고, 양육권을 절대 줄 수 없으며 애도 안 보여줄 것이다, 혹은 대법원까지 따라가며 몇 년을 괴롭혀 주겠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상대의 기를 꺾기 위하여, 혹은 이혼 의사를 철회시키기 위하여 등 다양한 목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위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대치상황에서 보통은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그래도 연애하고 결혼해서 살아왔던 배우자가 보이는 평소 다툴 때와는 다른 무서운 모습이 경악스럽고, 심리적 압박과 고통이 극심하여 '과연 내가 이혼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됩니다. 배우자의 위협이 없더라도 이혼은 두렵고 걱정스러운 선택인데, 심지어 전화로, 문자로 위협까지 당하게 되면 공포감과 스트레스가 가중되게 됩니다. 이 와중에 자녀를 돌보고 있는 경우라면, 충분히 자신을 위한 휴식을 취하기도 곤란하기 때문에 더더욱 지치게 되곤 합니다.
특수한 상황에 대한 대처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상대가 위협적으로 나올수록 단호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자가 물리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주로 남편이 아내를 위협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되나, 자식이 있는 경우 아내가 자식을 빌미로 남편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먼저, 이혼을 이미 확고하게 결심한 상태라면 감정적인 방식의 대응은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우자가 지속적으로 위협과 호소를 할 때 흔들리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면, 자신의 행동이 먹혀들어간다고 여겨 점점 더 그 강도가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발 나에게 이러지 말아 줘 부탁할게"라는 식의 반응으로는 전혀 위협을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위협을 통해 상대 배우자가 얻고자 하는 것은 실리적 이득이기 때문입니다. 즉, 배우자로 하여금 이혼을 포기하게 하거나, 양육권을 포기하도록/혹은 가져가도록 하거나, 재산분할 및 양육비 등 금전을 포기하도록 하는 등 어떤 실리적 이득을 추구하여 위협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하라고 호소한다고 해서 그만할 사람이라면 애초에 사람을 협박하는 행동을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위협적 행동을 중단시키거나 혹은 최대한 막기 위한 방법은 배우자의 실리적 이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 즉 법을 통한 방어입니다.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출석하느라 괴롭고, 변호사와 협조하느라 괴로워하며 법적 절차에 대해 괴로움을 많이 느끼게 되지만, 그래도 개인을 위협으로부터 실질적으로 보호해 줄 가능성과 힘이 있는 것은 법뿐입니다.
매사에 새로운 소송을 제기할 필요는 없지만, 법적 절차를 통해 대응할 것이라는 단호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변호사 선임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보통은 배우자가 어떤 공포감을 주는 행동을 했을 때, 이것이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는 행동인지 아닌지 판별하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폭행을 당했다고 해도 폭행당한 사실을 이혼 소송에서 어떻게 주장해 나가야 할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기가 어렵습니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나면, 궁금한 내용이 생길 경우 이메일을 보내서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와의 관계는 소송과 관련된 사항이므로,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답을 해 줄 것입니다.
법원이 약자를 보호해줄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이혼 소송이 이미 개진된 경우, 배우자가 지속적으로 위협적 행동을 한다면 이를 소송 중 법원에 제출하는 서면 내용에 포함시키고, 상대에게도 이 사실을 단호히 알릴 수 있습니다.
어떤 민사상의 손해를 끼치거나 정신적 피해를 미친다면, 그 손해와 정신적 피해에 대해서 별도의 소송을 할 수도 있으며, 소송을 하겠다고 배우자에게 단호히 알리는 것만으로도 실질적인 억지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자가 번듯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일 경우 법적 조치당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 할 것이므로 더욱 그렇습니다.
소송 중에는 배우자와 마주칠 일이 종종 생깁니다. 법원에서 마주칠 수도 있고, 가사조사 과정에서는 원칙적으로 동반 조사가 이루어집니다.
만약 배우자가 협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배우자와 분리하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지를 변호사에게 문의하면 변호사가 가능한 보호 조치를 알려줄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이런 모든 사항들을 미리 상세히 모두 고지해 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의뢰한 나 자신이 상세한 사정을 변호사에게 알리며 문의를 해야 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하더라도, 변호사의 법률 서비스를 얼마나 활용하느냐는 나 자신에게 달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멘탈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소송으로 불안한 와중에 상대의 위협을 받으면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완전히 날아가기 쉽습니다. 그럴 때에, 스스로에 대해 최대한 객관화하여 생각하도록 노력해 보면 도움이 됩니다. 나 자신이 가진 것과 부족한 것을 나누어 생각해 보고, 가진 것을 충분히 자랑스럽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직업도 재산도 자산이지만, 젊음과 체력도 자산입니다. 가진 것을 기반으로 어떻게 잘해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삶을 생각해 보며 마음을 강하게 먹고, 상대의 위협을 칼같이 쳐내야 합니다.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안정된 멘탈로,
가능한 법적인 옵션을 충분히 파악한 상태로(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단호히 대응하는 것이야말로 정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소송을 시작한 이후라면, 배우자는 더 이상 연애 및 결혼생활 동안 당신이 알던 그 사람이 아닙니다.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을수록 더 아파질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