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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니 Dec 11. 2022

19. 근황

오랜만에 근황을 전합니다

안녕하세요, 레니입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정말 오랜만에 근황 글을 올립니다.


이혼 후 1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저는 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이혼이 미치는 영향 하에서 살고 있기는 합니다. 어려운 것들도 있고 좋은 것들도 있어요.


제가 근래 계속 글을 잘 올리지 못한 이유는, 당초 브런치 글을 시작할 때부터 저는 정보 전달 목적으로 글을 시작을 했었는데 요즘에는 제가 전달할 정보가 충분치 않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저와 비슷한 상황에 처해 계시는, 즉 이혼소송 중이거나 이혼 소송 등 이혼절차를 곧 고려하시는 분들께 경험을 공유하여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 그러면서 제 스스로도 더 치유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시작했고, 이혼 소송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글을 써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혼이 종결되고 나니, '이혼 후의 삶'에 대해서는 제가 너무도 초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다, 저런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만 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쓸 수 없으니 주관적인 감상만 이야기하게 될 것 같다는 걱정스러움에 글이 잘 써지지가 않았습니다.


이혼 후의 삶이 생각만큼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지고, 멋지고,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꽤 준비가 된 상태로 이혼을 한 편이었는데도, 갑자기 아이를 혼자 키우게 되면서 육체적으로 고된 부분, 또 중요한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성인이 사라지면서 정신적으로 고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아이 아빠 사이의 관계를 잘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는 와중에도,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이 생기기도 했고, 그런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참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참 이런 부분에 대해 어디서 보고 배운 것이 없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 이혼을 다루는 드라마들도 찾아보았는데요, 역시나 이혼을 역경 장치로 주로 사용하고 어려움을 어떻게 현실적 긍정적으로 극복해 나갈지에 대한 답은 잘 주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경험자도 없고, 경험자가 있다 해도 이혼을 아직 어느 정도 화젯거리 선상에서 금기시하는 분위기상 이혼을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한들 자리의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는 선에서 유익한 대화가 오가는 일은 적었습니다. 사회가 많이 달라졌고, 다들 '위로'에는 능하지만, 아직 이혼이 무겁기는 무겁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하지만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이혼 후 한 번도 이혼이 후회된 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즉 '이혼은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생각 하에 최소한 차악을 선택했다는 점은 아직까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더 이상 그런 순간들을 겪는 삶을 살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두 번째로는 '아직까지는' 아이에게 이혼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입니다. 물론 아이가 영향을 아예 안 받을 수는 없겠지요. 그것은 부모의 비현실적인 욕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이에 대한 저의 보호의 울타리는 잘 작동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미래에 대해서 과신하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셋째로는 이혼 전 이혼으로 인하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올 영향을 많이 걱정했었지만,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혼은 아직까지 중대한 사건이고 사람들은 많이 놀랍니다. 하지만 그렇게 신경 쓸 것은 또 아니었습니다. 특히 직장생활에 올 영향을 가장 걱정했었는데, 이혼으로 인해 평판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저는 굳이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직장에 이혼을 자연스레 공개했는데, 사회인들은 다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서인지, 스트레스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결론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요약하자면 새롭게 생겨난 보통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과 다르기는 하지만, 일상은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이혼해서 너무 좋다거나 너무 힘들다 - 이런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한창 힘들던 시기보다 훨씬 삶이 나아졌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댓글 남겨 주셨던 이혼 소송 중이신 분들을 비롯하여 현재 이혼으로 인해 힘드신 분들께 일상은 회복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오늘은 글을 썼습니다.


고맙습니다.



P.S. 혹시 이혼 소송이나 이혼 후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 주셔도 좋습니다. 이메일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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