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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안 Feb 07. 2024

하고 싶은 일 찾기

영감과 자극의 트레바리


작년 말에 트레바리 이용권이 하나 생겼다. 트레바리는 이전부터 주변에서 후기를 많이 듣기도 했고, 가끔씩 좋아하는 분들이 클럽장을 해서 눈여겨보던 플랫폼이었다. 다만 책을 완독하고 독후감을 남겨야 참가할 수 있고, 독후감을 나누는데 이런 비용을 내는 게 나에겐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또 모임마다 성격이 너무 다르고, 같이 모이는 사람에 따라 모임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는 것도 결제를 망설이게 된 포인트. 한 번 등록하면 4번을 참석해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 됐었다.




뭔가 나에겐 허들이 많은 곳이었지만 그만큼 책과 토론을 좋아하는 분들이 오지 않을까 해서 기회가 생긴다면 한 번쯤 참여해보고 싶었다. 가장 오래된 커뮤니티 플랫폼 중 하나였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트레바리는 크게 두 가지 버전의 클럽으로 운영이 되는데, 함께 만드는 클럽, 클럽장 있는 클럽이다. 함께 만드는 클럽은 파트너라고 칭하는 리더가 있고, 직장인부터 프리랜서 등 다양한 분들이 하시는 것 같다. 파트너의 관심사나 강점에 맞춰서 주제가 정해져 있고, 그에 맞게 파트너님이 선정해 주신 책과 활동을 하는 모임이다. 클럽장 있는 클럽은 좀 더 전문성 있는 분들이 리더로 있는데, 전문성이라 하면 업력이 10년 이상되었다거나, 기업의 임원, 대표, 전문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가끔은 배우 분들이 운영하시기도 한다.


예전에는 네이버 전 대표님이나 내가 좋아하는 유튜브 ODG를 기획한 윤성원 님도 모임을 여셨다. 윤성원 님 모임은 꼭 들어봐야겠다 하고 대기했는데, 엄청 빨리 마감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아무래도 늘 배움에 목말라 있는 편이라 경험이 많으신 클럽장이 있는 클럽을 하고 싶었다. 

문제는 내가 받은 이용권은 함께 만드는 클럽만 신청이 된다는 것. 열심히 찾아봤지만 딱히 듣고 싶은 게 없어서 포기할까 하던 차에 눈에 띄는 모임을 발견했다.


하고 싶은 일 찾기

20대에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 긴 모험을 떠나기도 했고, '일'을 주제로 인터뷰를 하기도 하는 나에겐 너 - 무 궁금한 모임이었다. '5,000여 명'의 커리어를 설계하고 도와줬다니. 어떤 분인지 얼른 만나보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현재 2회 차까지 참석한 상태인데, 매우 만족스럽다!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더 단단하게 다져놓는 시간이었달까. 또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나온 분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싶어서 좋은 자극이 되기도 했었다.


원래는 클럽장 있는 클럽으로 여시려다가 인증해야 하는 게 오래 걸리기도 하고, 얼른 다른 사람들의 진로 설계를 도와주고 싶어서 함께 만드는 클럽으로 오픈하셨다고. 우린 좋은 모임을 저렴하게 들을 수 있었던 기회라 너무 감사했다. 그래서 주변에 열심히 알리고 다니는 중..!


많은 사람들의 진로 고민을 들어오셨고, 본인도 돈을 많이 벌고 싶어 사업가를 꿈꿨다가 돈이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이 일에 전념하신 만큼 인사이트도 굉장히 풍부했다. 모임을 진행하는 실력도 너무 좋으셔서 이 어려운 주제에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주셨다.  함께 모인 사람들의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함께 공감해 주는 걸 보면서 느낀 건 '생각보다 트레바리 너무 좋은데?'




첫 모임 책은 원부연 님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먹고삽니다'였다. 처음엔 이 작가님은 누구시지? 했는데, 유명 광고 회사들을 10여 년 다니시고, 30대에 회사를 엑시트 하신 분이다. 아마 직장인이라면 해봤을 법한 고민들을 해오셨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몸소 행동하신 분. 이 책을 보고 나도 이런 사람들 만나러 광고회사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신기하게 그맘때쯤에 인상 깊은 공간, 책들이 광고회사 출신 분들이 많았다. 역시 사람의 마음을 잘 자극하시는 분들..! 그렇게 결국엔 나도 외국계 광고 회사로 이직을 성공하였다.  내 롤모델 중 한 분을 소개해주신 덕수님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이 책은 하고 싶은 일로 먹고사는 20명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 책을 읽고 나도 이런 책을 만드는 것을 하나의 버킷리스트로 만들 수 있기도 했다. 여기에 청년 경제 공동체를 만든 분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나도 줄곧 그런 집단을 만들어보거나 소속되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서 인상 깊은 분이었다. 그리고 직장인인데 한글 디자이너로도 활동하시는 분의 이야기도 재밌었다. 직장인 생활을 오래 하다가 아버지의 사업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분의 이야기도. 나에게 꽤나 좋은 자극이 되었어서 나도 이런 콘텐츠를 꼭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첫 모임은 각자 지금의 일과 회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나누고, 어릴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모임에는 신기하게도 지금의 일에 만족하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파트너님은 '그러면 여기 왜 오신 건지 모르겠다' 멋쩍게 이야기하셨다. 나도 내가 지금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회사 안에서가 아닌 개인으로서 확장된 일들을 하고 싶었다. 작가나 사진작가 같은 좀 더 창조성이 필요한 일들. 혼자 해내기에는 너무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연하다. 그렇지만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떻게든 해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신청했다. 아마 다른 분들도 나와 비슷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


2회 차까지 진행한 지금은 너무 잘 참여한 것 같다. 다들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열정적으로 뭔가를 하시고, 서로를 응원하고 있으니까. 덕수님도 다시 진로 사업을 시작하시는데, 잘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임이 끝나고도 추가 프로그램을 할 거라고 하시는데, 나도 아마 계속 함께 할 것 같다. 



문득 이런 인연과 기회에 감사하게 되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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