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차 광고인, 극사실주의 에세이
대한민국에 광고대행사가 몇 개나 될까? 사실 나도 매우 많다는 것만 알고 있지 정확히 몇 개 정도인지는 모른다. 그래서 이 기회에 한번 찾아보니 생각보다 훨씬 많은 회사가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종사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대학에서는 관련학과를 광고홍보학과라고 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크게 광고 분야와 홍보 분야가 있다. 회사도 광고대행사와 홍보대행사로 구분이 되어있다. 대학교에서는 구분없이 배우지만 필드에 나오면 광고대행사와 홍보대행사는 명확히 구분되어 있다. 홍보대행사의 주 업무는 언론 관리에 있다. 기업 대신 기자들을 관리하고 기업에서 요구하는 홍보 거리를 기획하고 배포한다. 사실 나도 홍보 회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 이쯤에서 넘어가도록 하자. 광고대행사는 기업의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종합적으로 대행하는 곳을 말한다. 종합광고대행사는 크게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광고대행사와 독립광고대행사로 나뉜다. 재벌이라는 독특한 문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 계열사로 광고대행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그룹의 제일기획, 현대자동차그룹의 이노션,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등이 있다. 현재 한국 광고대행사의 빌링 규모로 상위권은 대부분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들이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외 대기업에 속해있지 않은 회사들을 모두 독립광고대행사로 분류하면 되겠다. 외국계인 TBWA, 레오버넷, 그레이 월드와이드, DDB, BBDO 등이 있고 국내에서 설립된 코마코, 컴투게더 PRK등 있다. 전반적으로 업계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독립광고대행사들이 문을 닫거나 경영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독립광고대행사 출신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종합광고대행사 이외 업무의 각 영역에 전문성을 가진 회사들도 있다. 마케팅과 기획 영역에 특화된 회사, 제작 영역에 특화된 회사, 그리고 프로덕션, 녹음실, 편집실 등이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면서 일한다.
광고대행사에서는 광고주의 의뢰를 받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기획하고 제작한다. 그래서 크게는 기획 파트와 제작 파트 그리고 매체 파트로 나뉜다. 기획 파트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는 일을 한다. 시장 상황과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합한 컨셉과 메시지 방향성을 도출한다. 그리고 프로젝트 전체를 코디네이팅 하고 광고주와의 의사소통을 담당하여 AE(Account executive) 라고 부른다. 나는 AE 다. 기획파트에서 설정된 전략을 바탕으로 제작팀은 소비자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구체화 하는 업무를 맡는다. 컨셉과 메시지 방향성을 효과적이고 임팩트 있게 전달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카피를 쓰고 그림과 영상을 만든다. 제작 파트는 글을 쓰는 카피라이터와 그림을 그리는 아트디렉터 그들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있다. 매체팀은 제작물을 어떤 매체에 송출할지 기획하고 바잉 하는 일을 한다. 기본 구조는 이렇게 세가지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 회사마다 전략적인 부분에 특화된 팀을 따로 두거나 디지털팀 또는 이벤트 프로모션에 특화된 팀을 따로 두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