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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나무 Mar 07. 2018

뽀샤시해 보이는 광고계

10년차 광고인, 극사실주의 에세이

 직업에 대한, 그리고 광고에 대한 단어로 동경이라는 것이 적합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 맘대로 그렇다 치고, 세상에 직업이 수도 없이 많지만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있고 동경하는 직업이 있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아이가 소위 ‘사’짜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길 선호한다. 나도 한 아이의 아빠이기 때문에 내 아이가 ‘사’짜 들어가는 직업을 가지길 원한다. 사짜 들어가는 직업은 편안한 미래가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높은 수입, 직업을 가지게 됨으로 인해 얻는 개인적인 명예, 추울 때는 따뜻한 곳에서 더울 때는 시원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 등 선호하는 직업은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예전에는 명성을 중요시 했는데 요즘을 물질이 더 중요시되는 사회라 꼭 사짜가 아니더라도 돈을 많이 벌수 있는 직업이면 무슨 일이던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이렇듯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있는 반면 동경하는 직업도 있다. 둘 사이의 교집합이 있기는 하지만 조금은 그 성격이 다른 것 같다. 동경하는 직업은 꼭 그렇게 편하 지도 돈을 많이 벌지도 않을 수도 있다. 내가 동경했던 직업은 의사와 방송 PD, 언론사 기자였다. 세가지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 거리다. 드라마에 나오는 의사들을 보면 피 튀기는 생존의 현장에서 잠도 못 자고 격무에 시달리지만 생활에 역동성이 있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힘이 있다. 하나의 특종을 잡기 위해 일주일을 차안에서 뻗치는 기자나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방송국의 PD를 보며 나는 그 생활이 멋있다고 느끼고 동경했다. 지금도 그런 드라마들을 즐겨 보며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직업이 가지는 사명감에 감동하기도 하고 그 생활의 활기참에 매료되기도 하였다.(물론 실제 그 직업을 가지고 계신분들에게는 웃기는 얘기일수도 있겠지만…)  


 광고회사는 사명감 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비슷한 면에서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하고 동경하게 하는 것 같다.  

수십억이 걸린 경쟁PT를 수주하기 위해 몇일 밤을 새고 기획팀과 제작팀이 치열하게 회의를 거듭한다. 회의 도중에 고성도 난무하며 각자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수준 높은 대화가 이어진다. 가끔 그 속에 경쟁과 화합의 감동이 보여진다. 경쟁PT 하루 전까지 막내는 많은 서류를 가지고 뛰어다니고 아트디렉터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비주얼 작업에 열을 올리고 AE들은 기획서의 토씨 하나까지 검토에 검토를 반복한다. 피티날 밤은 샛지만 다들 멀끔하고 멋진 모습으로 경쟁PT 장소로 가지만 뭔가 하나 빠진게 뒤늦게 발견된다. 사무실에 남아있던 팀원은 부리나케 빠진 서류를 들고 택시를 타지만 차가 너무 막혀 제시간에 도착하긴 힘들어 보인다. 결국 택시에서 내려 뛰어간다. 피티를 2분 남기고 땀범벅이 된 막내는 프레젠터에게 무사히 서류를 전달하고 프리젠터는 수많은 광고주 앞에서 당당하게 프레젠테이션을 해낸다. 다음날 피티 승전보가 들려오면 모두 세상을 얻은 것 처럼 기뻐하고 가로수길의 멋진 식당에서 회식을 한다. 즐거움도 잠시 바로 광고 제작에 들어간다. 연예인병에 빠진 유명 모델을 때론 어르고 때론 윽박질러 안찍겠다던 컷을 겨우 찍는 것으로 합의 하고 LA로 촬영을 떠난다. 온에어된 광고는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잘됐니 못됐니 말은 많지만 모두들 관심은 가지는 분위기다.  

 

  광고를 소재로 만들어진 드라마에나 나올만한 얘기인것 같지만, 실제로 종종 혹은 매일 같이 일어나는 일들이다. 이런 점이 멋있어 보였다. 광고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첫 번째 반응은 엄청 힘들겠다. 두 번째는 그래도 재미있는 일 하는 거잔아, 좋아하는 일 하는 거잔아 라는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아닌건 아닌데… 꼭 그렇게 맞는 말도 아니다. 사실 이런게 궁금했다. 드라마 말고 진짜 얘기… 환상 말고 실존하는 그들의 이야기… 만약 내가 정확히 알았다면 그랬더라도 광고를 동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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