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거리와 건강한 자아상을 가져야 한다.
모든 관계는 시간이 지나면 느슨해 지기 마련이다.
편해지고 가벼워져 함부로 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열린다.
하지만 연인 관계에서 이런 느슨함이 생기고
상대방이 하고 있는 일들과 노력들이 당연하다고 느낄 때
모든 것은 엉망진창으로 될 거라고
어느 TV쇼에서 허지웅 작가님이 말했다.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라고 착각하는 순간이
어쩌면 모든 균열의 시작이 아닐 가 싶다.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
상대방의 안부를 물어주는 것
상대방을 위해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그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
그가 좋아할 만한 일들을 해주는 것
퇴근하면서 전화로 시시콜콜한 일상을 털어놓고
보고 싶다 사랑한다고 많이 표현해 주는 것
늘 자신의 것보다 나의 것을 먼저 챙기는 것
이 모든 사랑의 배려와 노력들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은 없다.
나만의 시간이 방해받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나의 시간을 내어주고
신념이 있고 의지가 확고해서 흔들리지 않았던 사람이
흔들리고 자신의 신념을 깨뜨리는 것
이 모든 사람의 진심과 흔들림의 결정까지의 마음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보통 이런 류의 사람들은 아무리 겹겹이 쌓인 갑옷을
껴입어도 가까이 한 사람들은 안다.
그들이 얼마나 여리고 아이 같아 무너지기 쉬운지
그래서 이런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은
그들의 여림과 순진함을 이용하지 않을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런 마음이 이용당할 때가 많음을
어쩌면 우리는 너무도 많이 안다.
관계에서 적당히 연인 사이에서 지켜야 할 의무만을
채운 다면 만족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다.
결국은 만날 때 아무리 잘해줘도 상대방은
채워지지 않은 그 마음을 품은 채 시들어 갈 것이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그렇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관계가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열정으로
타오르고 애절하고 궁금하지가 않을 수 있다.
편해지고 무뎌져 가는 것도 관계의 한 부분이다.
하지만 이 무뎌짐과 편안함을 어떻게 꾸려나가느냐에
따라서 모든 관계는 변한다.
이 모든 생각 전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어쩌면 사람의 마음은 사람이 완벽하게 채워줄 수 없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혼자여도 괜찮은 순간을 맞이하게 되고
그 상태가 괜찮아져야 한다.
아니면 엄한 곳에 집착하고 더 자신을 갉아먹게 된다.
그런 상태는 결코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가 없다.
먼저 스스로가 혼자여도 괜찮아지는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 가야 한다.
나의 인생이 항상 먼저이다.
그 사람과의 미래도
나의 인생을 살면서 함께 가는 것이지
그 순서가 바뀌면 안 된다.
내가 꾸려가고 싶은 미래 나의 삶이
중심축이 되어 건강하게 지탱해줘야
상대방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관계는 혼자 또 같이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다.
관계에서 지치지 않고 오래 이어가고 싶다면
나의 삶을 놓치지 않고
서로에게 조금의 거리와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어쩌면 오래갈 수 있는 비결이 아닐 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