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8개월 아가 어린이집 보내고 자아실현 시도한 이야기
드디어 복직했다.
출근함으로써 집에 발생하는 공백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느라 복직 전 마지막 한 달은 정신이 없었다.
여태 왜 이리 시간이 안 가나 달력만 보고 있었는데
마지막 달이 이렇게 빨리 가버리니 아쉽다.
그래도 돌이켜 보니 해보고 싶은 건 다 시도는
해봐서 후회가 남지는 않는다.
#1. 그림 그리기
작년 11월부터 3월 까지는 주 1회 미술학원에 다녔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작업속도가 느려서 4개월 동안 작업을 마친 그림은 3점이다. 수채물감, 색연필, 아크릴로 각 1점씩 그렸다.
기초가 부족하다 보니 선생님이 옆에서
봐주지 않을 때는 망설여져서 손을 대지 못했고,
고민 끝에 내 손이 스쳐 지나간 자리는
선생님의 수정이 많이 가해졌다. 결과적으로
큰 흥미를 붙이지 못했고 다음 활동으로 넘어갔다.
기회가 된다면 소묘부터 배우면 좋을 것 같다.
#2. 제빵
육아휴직자도 내일 배움 카드를 신청해서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원래 집에서 쿠키, 카스텔라 등
간단한 건 구웠었는데 주말에 갓 구운 식빵을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제빵 수업을 신청했다.
기왕이면 자격증도 따볼까 싶어서 제빵기능사 클래스를 등록했다.
제빵은 제과와 달리 기다림이 많은 작업이다.
1차 발효를 하고 성형을 하고 2차 발효를 또 하고.
성격이 급한 나로서는 기다리는 게 참 고역이었다.
그리고 미술 할 때와 마찬가지로 내 손이
섬세하지 못하다는 걸 다시 깨달았는데,
반죽 성형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수업을 듣고 내린 나의 결론은
“빵은 사 먹는 거다.”이다.
식빵 하나 구우면 오전이 다 날아간다.
참 비효율적이다. 갓 구운 빵 먹고 싶으면
냉동 생지 사다가 구워 먹으면 된다.
제빵을 배워놓고, 집에서는 레시피 검색해서
제과영역인 마들렌을 굽고 있다.
#3. 회계원리
몸을 쓰는 건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다. 대학교 때 이리저리
피해 다녀서 기초가 매번 부족한 회계원리 수업을
들었다. 열심히 한다고 CPA 학원에서 진행하는
온라인 수업을 들었다.
대학 동기가 너무 쉽지 않냐고 다 기억나지
않냐고 말했었는데 웬걸. 처음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뒤로 갈수록 이런 게 있었나
싶다. 특히 금융자산, 금융부채 파트는 내가
이걸. 배운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생소했다.
다행히 온라인 수업은 다 들었는데
복습을 못한 게 아쉽다.
#4. 한자
성인구몬한자를 신청해서 하고 있다.
원래는 복직 전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흥미가 생겨서 마지막 단계까지
해보려고 한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직장인들이
꽤 한자를 많이 구독하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12월 진도는 풀기는 했지만 외우질 못해서
복습을 하기로 했다. 프랑스어는 하다가
그만뒀지만, 한자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서 신기하다. 잘 학습해서
오래오래 기억하면 좋겠다.
해보고 싶었던 건 다 해본 건 같다.
취미로 시작해서 제2의 길을 찾는 사람도 있는 것 같지만 나의 결론은, 하던 거 열심히 하자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