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하루

by 남궁인숙

오늘은 내 글보다, 이수지의 동영상이 더

많이 읽혔다.

유치원 교사의 하루를 담은 16분짜리

영상이 온라인을 가득 채웠다.

사람들은 웃었고, 동시에 멈췄다.

“현실 고증이 미쳤다”는 말과 “왜 울리냐”

반응이 같은 자릿수를 차지한다.

신문도, 댓글도, 대화도 모두 그 이야기였다.


'유치원 교사. 끝나지 않는 하루.'

그런데 그 장면들이 낯설지 않았다.

누군가 연기한 하루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온 구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올린

“내 브런치 (진짜 극한 직업)은

많이 읽었을까?” 궁금했다.

이수지의 영상을 아침 일찍 시청을 하고,

그 느낀 점을 적어서 업로드했는데,

제대로 잘 전달이 되었을지.....

어쩌면 이 영상의 핵심은 웃음이 아니라,

글 속에 담겨 있는 보이지 않는 기대와

부담의 무게일지도 모른다


어제 공개된 개그우먼 이수지의 영상은

전국으로 아주 빠르게 퍼졌다.

'유치원 교사의 하루'를 다룬 16분짜리

영상이다.

개그우먼이 연기를 했지만, 사람들은 웃다가

심장을 잠시 쓰다듬으면서 멈칫한다.

그리고 댓글을 남겼다.

“현실 고증이 미쳤다.”

“웃기려고 만든 건데 왜 눈물이 나죠?”

“현직 교사인데, 그냥 제 하루입니다.”

웃기려고 만든 콘텐츠가 현실을 증명하는

기록이 되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이수지는 개그우먼이 아닌 사회학자가

되어있었다.


이 영상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하다.

과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원래부터 바쁘다.

문제는 그 일이 아이만을 향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부모의 걱정,

부모의 기대,

부모의 불안,

그리고 부모의 기준.

그 모든 것은 교사에게 동시에 도착한다.

“우리 아이는 낮잠을 꼭 재워주세요.”

“오늘은 낮잠 재우지 말아 주세요.”

“밥은 조금만 주세요.”

“왜 이것밖에 안 먹였나요?”

서로 다른 요구들이 같은 시간에 쏟아진다.

그 사이에서 교사는 선택이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이 된다.

학부모의 수많은 요구에 교사의 귀에서는

피가 흐른다.



영상 속에서 이민지 교사는 계속 움직인다.

아이를 안고,

기록을 남기고,

전화를 받고,

설명을 하고,

다시 아이를 돌본다.

그런데도 일이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일은 시간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돌봄’으로 끝나지 않는다.

설명해야 하고,

증명해야 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그래서 교사의 하루는 퇴근으로 끝나지 않는다.

메시지로 이어지고,

기록으로 이어지고,

다음 날의 준비로 이어진다.



영상을 시청한 사람들은 잠시 웃다가 멈출

것이다.

이건 웃긴 상황이 아니라 익숙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린다.

훌쩍 커버린 아이들의 어린이집 시절

담임선생님을 생각하게 한다.

아침에 등원시키면서 마주한 담임선생님

을 떠올린다.


누군가는 말한다.

“선생님들은 정말 대단하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말이 이 구조를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교사의 헌신은 개인의 성격이 아니라

시스템이 요구하는 결과라고 봐야 한다.

한 사람이 잘해서 견딜 수 있는 구조는 결국

그 한 사람을 소모시킨다.

이 영상이 남긴 것은 웃음보다 질문이었다.

" 왜 이 일은 이렇게까지 개인에게 의존해야

하는가"라는 의문 부호가 생긴다.

'왜 이 일은 설명이 돼야 하고, 증명의 반복

이어야 하는가'이다.

'왜 이 직업은 퇴근을 해도 끝나지 않은

걸까?'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가.”

“나는 제대로 이해받고 있는가.”

어쩌면 이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은

교사 자신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영상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동시에 알게 되었다.

이건 연기가 아니라 현실의 기록이었다.

그래서 더 이상 가볍게 웃을 수는 없었다.





https://suno.com/s/E0zFs9854RsfMs6n



끝나지 않은 하루 2



작사:콩새작가

작곡:수노



아침보다 먼저 켜진 불빛 속에

이름보다 먼저 불리는 “선생님”

작은 손을 잡고 하루를 시작하면

나는 이미 내 시간을 놓아버린다.


웃음 뒤에 숨겨진 수십 개의 질문

괜찮다는 말로 넘겨야 하는 순간들

아이보다 더 많은 어른들의 시선 속에

나는 오늘도 설명을 살아낸다


오오오오

웃고 있는데 왜 마음이 젖을까

이 하루는 왜 끝이 나질 않을까

누군가는 웃고 지나갈 이야기지만

나는 그 안에서 나를 다 써버린다.


그래도 다시 내일을 열어야 해서

작은 손을 또 놓지 못해서

나는 오늘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선생님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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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빛에서 질문을 읽고, 그들의 침묵에서 마음의 언어를 듣고, 어린이집 현장에서의 시간과 심리학의 통찰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여행을 통해 예술을 해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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