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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새작가 May 20. 2024

홍단딱정벌레


 산길을 걷다가 아름다운 모습의 곤충을 만났다.

얼른 사진기를 들자 풀숲으로 사라졌다.

미안했지만 날렵하게 발을 움직여서 길가로 나오도록 발길질을 했다,

물릴까 무서워서 손으로 집어 올릴 수는 없었다.

발길질에 튀어 올라 떨어지면서 몸체가 뒤집어져 바둥거리는 모습은 거북이가 뒤집혀서 바둥대는 모습과 흡사했다.

다시 발로 뒤집어 주었더니 이번에는 영리하게도 죽은척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곤충도 산속에서 곰을 만나거든  죽이고 엎드려 있으면 곰이 죽은 줄 알고 그냥 지나간다는 아는가 보다.

덕분에 곤충학자처럼 으스대며  컷의 사진을 을 수 있었다.


  이 녀석은 사진을 고 났더니 자기 역할을 끝낸 듯이 유유히 다시 풀숲으로 사라졌다.

등껍질이 마치 벨벳 옷을 두른 것처럼 빛이 나는 반짝임을 뽐내는 곤충이었다.

인터넷으로 꽃검색은 할 수는 있는데 곤충을 검색하려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다.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을 많이 다운로드해 놓으면 휴대폰 속도가 느려져서 설치하지는 않았다.

궁금증은 잠시 접어두고, 한국숲유치원협회의 '예비유아숲지도사'들을 지도해 주시는 박병권교수님께 여쭈어보기로 하였다.

교수님께서 사진을 보자마자 '홍단딱정벌레'라고 알려주셨다.

친절하게 곤충도감도 참고하라고 올려주신다.



 홍단딱정벌레는 은색을 띠며 광택이 나고 딱정벌레류에 속한다.

산기슭과 숲에서 서식하고, 몸길이는 30~45mm 크기로 자라난다.

우리나라에는 아주 흔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낮에는 낙엽이나 땅 속에서 숨어 지내며 밤에만 활동하는 야행성이 있고, 반대로 주행성도 있다.

이 녀석은 주행성인가 보다.

 딱정벌레의 특징으로는 딱지날개 속에 속날개(뒷날개)있다는 것이.

홍단딱정벌레는 속날개가 퇴화되어 날지를 못한다.

지렁이, 달팽이 등을 잡아먹으면서 축축한 곳에 서식하는 것들을 먹고살아서 뒷날개는 퇴화되었다.

그래서 날 수는 없고, 르게 기어 다닐 수 있다. 

뒷날개가 길어야 5mm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아 겉날개를 펼칠 필요가 없고,  앞날개의 좌우는 딱 붙어 있다.

겉날개는 죽을 때까지 한 번도 활짝 펼칠 이유없으므로 딱 붙어버렸다고 한다.

딱지날개의 색깔이 개체마다 달라서 녹색, 적갈색, 구리색, 빨간색까지 다양한 변이들이 존재한다.


 딱정벌레들은 대부분 '벤조퀴논'이라는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드로퀴논과 과산화수소가 결합하여 만들어진 '벤조퀴논'이라는 물질 때문에 기분  냄새가 나는데 '냄새벌레'라고도 불린다.

냄새로 인해 사람들에게 간혹 물집을 잡히게 하는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적이 다가오면 죽은 척하면서 '벤조퀴논' 물질을 토해낸다.

 처음  만났을 때 죽은 척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딱정벌레는 국, 중국, 러시아, 몽골 등 주로 서아시아에 분포다.

딱딱하다(coleo)와 날개(ptera)라는 뜻이 결합해서 '딱딱한 날개를 지닌 곤충'이라는 의미다.

나비나 벌보다 지구상에 가장 먼저 등장하여 바람의 흐름에 따라 꽃가루받이를 하던 꽃들을 충매화로 진화하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 곤충이었다.

곤충의 집단이 커서 전체 곤충의 약 1/3을 차지한다고 한다.

 단단한 딱지날개는 연약한 배와 뒷날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수분의 증발을 막아준다.

육상곤충이 대부분이지만 게 중에는 물가나 속에서 생활하는 것들도 있다.

입은 씹기에 적합하도록 잘 발달되어 있으나 일부는 빨아들일 수 있는 형태로 변형된 것도 있다.

큰 턱은 구애행동이나 수컷 사이의 싸움에 활용되기도 한다.

알,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어른벌레의 시기를 거치며 갖춘탈바꿈을 한다.

일 년 이상의 수명을 가진 종류들이 많다.



 홍단딱정벌레 중에서 제주도에서 사는 종류가 있다.

학명은 ‘Damaster smaragdigus monilifer, Tatum 1847’다.

1847년에 한국 최초의 신종으로 발표되었다고 한다.

국을 자주 방문했던 A.Adams라는 영국인 의사로부터 수집된 곤충이 있었는데, 이 중의 일부를 영국의 곤충학자인 T.Tatum에게 보내게 된다.

Tatum에 의해 제주도에서 나온 한국 최초의 곤충이 학계에 보고되었다고 한다.

 이 곤충이 바로 '제주홍단딱정벌레'였던 것이다.


  산행 중에 갑자기 나타난 홍단딱정벌레로 곤충에 관한 공부를 제대로 한 유익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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