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교회 없이 예수를 믿을 수 있나

by Francis Lee

에필로그


-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정답을 갖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지 않는 일이다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당신은 아마도 여전히 다음과 같은 질문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떠나야 하는가, 남아야 하는가?”

“지금의 이 불편한 신앙 상태는 실패인가, 아니면 과정인가?”


이 책은 그 질문들에 하나의 정답을 주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책이 전하고자 했던 것은, 그 질문들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신앙을 ‘제도 교회가 이미 정해 놓은 정답을 얼마나 정확히 말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배워왔다.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어디까지 동의해야 하는지, 어떤 고백을 해야 안전한 지에 대한 미리 정해 놓은 정답 말이다. 그 과정에서 신앙은 점점 시험이 되었고, 사람들은 통과하거나 탈락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예수를 따르는 일은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설명된 적이 없다. 복음서 속 예수는 사람들에게 정답을 요구하기보다, 방향을 묻는 인물이었다. 그는 “이것을 믿어라!”라고 요구하기보다, “나를 따르라!”라고 말했다. 그 말은 곧, 모든 것을 이해한 다음에야 자기에게 오라는 초대가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 채로도 함께 걸어보자는 제안이었다. 제자들은 예수를 오해했고, 그의 말을 자주 잘못 이해했으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두 도망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예수는 그들을 버리지 않았다. 예수를 따르는 길은 처음부터 완성된 확신의 행진이 아니라, 흔들리면서도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반복된 시도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교회를 떠난 사람들, 교회에 남아 있으나 마음이 멀어진 사람들, 질문 때문에 고립된 사람들, 그리고 여전히 관계와 책임 속에서 신앙을 붙들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지나왔다. 이 모든 자리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신앙이 여전히 삶의 문제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완전히 무관심해졌다면 이런 질문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질문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 길 위에 있다는 증거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더 착해지는 프로젝트도, 더 강한 확신을 쌓아가는 훈련도 아니다. 그것은 모든 순간의 선택 속에서 ‘이 방향이 생명을 살리는가?’를 다시 묻는 일이다. 침묵 속에서 기도하는 연습, 해석하지 않고 성경의 한 문장에 머무르는 시간, 착해 보이려는 강박을 내려놓고 정직해지려는 용기, 관계 속에서 혼자이면서도 혼자가 아닌 방식을 찾는 시도. 이 모든 것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가 아니라, 방향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한 작은 표식들이다.


어떤 이는 이미 교회를 떠났을 것이고, 어떤 이는 여전히 교회 안에 있을 것이며, 또 어떤 이는 떠날지 말지 결정하지 않은 채 이 책을 덮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어떤 위치도 평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위치가 아니라, 자신을 속이지 않고 걸어가고 있는가이다. 예수는 언제나 그런 사람들 곁에 머물렀다. 정답을 가진 사람들보다, 질문을 품은 사람들 곁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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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오래 살면서 종교와 여행과 문화 탐방에 관심을 기울인 결과 지식으로 농사를 짓게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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