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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Apr 22. 2024

스토커에게 문을 열어준 김여사의 책임은 없나?

윤석열 정권의 ‘자멸 풀코스 쇼’가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모양이다.

김여사에게 디올 백을 선물한 최 목사를 경찰이 스토커로 기소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 정도면 윤석열 정권이 국민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코미디 정권인 것을 스스로 자백하겠다는 셈인가? 최 목사가 스토커면 그 스토커를 김여사에게 안내한 경호원은 모조리 책임을 물어 직위 해제하면 그만이지만 그 스토커에게 디올 백을 받고 ‘아유... 뭘 이런 걸 왜 또 가져오세요?’라고 탄성을 지른 김여사는 뭐가 되는 건가? 아무래도 김여사에게 마지막 모욕을 주려고 경찰이 작정한 모양이다.

     

김여사 조사에 실질적 최종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이라는 조지호가 이 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단다.(출처: https://v.daum.net/v/20240422120702731)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는 장면을 촬영한 최재영 목사가 스토킹 혐의로 고발된 것에는 "스토킹으로 고발됐어도 수사기관이 혐의 사실을 확정하고 법률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스토킹 혐의로 고발됐으니 스토킹 중심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조사 계획에 대해서는 "상황에 따라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며 "고발인 조사를 마치고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있는데 지금 단계에서 조사 여부를 언급하기는 성급하다"고 말했다. 명품 가방을 준 사람은 수사하는데 받은 사람은 수사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경찰청의 관계자는 "김 여사 금품수수 고발 사건은 검찰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현재 한국의 사정 기관에 있는 자들의 사고방식이 다 이 모양이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사실 윤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정치판이 단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이른바 ‘쥴리 사달’도 김여사의 입에서 최초로 나왔고 ‘디올 백 사달’도 모르쇠로 일관한 김여사와 남편이 문제를 더 키웠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데 그 문제를 풀어야 할 당사자들이 끝까지 버티는 형국이다. 조·중·동도 답답하여 김여사의 결자해지를 요구하고 나서지만, 윤 대통령은 꿈쩍도 안 한다. 그러더니 이제 최목사를 스토커로 몰고 가기로 한 모양새다. 그런데 최목사가 김여사를 그리도 쫓아다닌 모양이란 말인가? 용산에 모인 자들의 머리가 어쩌면 이 수준밖에 안 되는지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스토커는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쫓아다니는 행위자를 말한다. 그런데 김여사가 최목사의 접근에 위협을 느꼈다고 볼 정황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카톡을 자주 보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김여사가 위협을 느꼈다면 차단하면 그만 아닌가? 그리고 선물이 시원치 않으면 반응이 없다가 술과 디올 백에만 반응하고 방문을 허락할 것은 뭐란 말인가? 스토커의 행위가 범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의 신체와 생명의 안전에 위협이 될 여지가 커야 한다. 물론 선물 공여가 스토킹 행위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선물이 객관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그런데 비디오에 나타난 김여사의 반응은 공포는커녕 환희에 넘치는 과장된 하이톤의 목소리였다. 평소의 김여사 특유의 중저음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었다. 공포감을 느낄 때 나오는 목소리가 전혀 아니었다는 말이다.     


그래 다 양보해서 최목사가 스토커라고 하자. 스토커에게 적용하는 범죄는 대부분 협박죄, 주거침입죄, 경범죄 정도다. 그런데 카톡이나 비디오를 보면 최목사가 김여사를 협박한 정황이 안 보인다. 그리고 김여사가 오라고 해서 그 방에 들어간 것이니 주거침입죄를 묻기도 어렵다. 정황이 이런데 도대체 경찰은 무슨 배짱으로 최목사를 스토커로 몰고자 작정한 것일까? 물론 한국의 사법 체계가 걸면 다 걸게 되어 있다지만 이것은 정말 아닌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 과잉 충성을 하다가 무리수를 둔 모양이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윤 대통령 부부에 관련된 스캔들이 지속해서 나라를 흔들어 왔다. 윤 대통령의 술과 음식에 대한 집착, 김여사의 의문스러운 과거 행적, 그리고 명품 집착과 화보 사진 찍기는 늘 저잣거리의 우스갯감이 되어 왔다. 동네방네 소문이 날대로 다 난 상황이다. 그런데 정말로 윤 대통령 부부만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당나귀 귀를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이 절대 모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모순적 상황이 가능한 이유를 언론은 이른바 용산의 간신배들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과 김여사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세상에 이 정도로 퍼진 공공연한 소문을 모를 리가 있나? 간신배를 핑계로 삼는 것은 매우 구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그것을 일으킨 사람이 풀어야 한다는 이른바 결자해지의 원칙을 지킬 능력이 윤 대통령 부부 모두에게 분명히 있어 보인다. 고집을 피운다는 것은 상황을 파악했지만, 자존심으로 버틴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정황을 제대로 파악한다고 해도 권력에 눈이 멀면 사리분별력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의 독재자 3인방, 곧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은 자신의 미래를 단 하루도 내다보지 못하고 스스로 명을 재촉한 것이다. 이 세 명의 독재자는 권력을 잡기 위해 위법적인 개헌을 자행하고 선거 부정을 저지르고 쿠데타를 기획하고 실현할 정도의 담력과 재주를 가진 자들이었다. 그런데도 정작 자기의 명이 다할 짓을 스스로 자행했다. 그토록 권력에 눈이 멀면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다.     


 김여사는 경찰이 스토커로 단정한 최목사에게 들어오라고 문을 열어주었다. 그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마땅하다. 300만 원 정가표가 붙은 디올 백을 스스럼없이 받았다. 그리고 여전히 보관하고 있다. 디올 백 수수를 포함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로 국민의힘이 지난 총선에서 대패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그 ‘김건희 리스크’가 바로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용산 측근만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국민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미 대나무밭에서 날마다 ‘김건희 리스크’라는 말이 크게 울려 퍼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와중에 윤·이 영수회담 실무협의가 용산 측의 일방적인 취소로 무산되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점점 윤석열 정권이 볏섬을 지고 불 속으로 달려가고 있는 환영이 보이는 것 같다. 도대체 나라가 어찌 되려는지 불안한 마음을 추스르기 힘들 정도다.      


너무 답답하여 주역 단사점을 보았다. 중뢰진괘가 나왔다. 3효가 동하여 뇌화풍괘로 나간다. 나라가 돌아가는 모습이 마치 지진이 나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처신하는 방도는 충돌을 삼가라는 말이다. 풍파에 대비하여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고도 나온다. 여름쯤 되어서 나라에 큰 변고가 올 모양이다. 이미 유행한 각자도생의 방책밖에 없다는 말인가? 큰일이 날 모양이니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 무슨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이육사 시인이 노래한 초인이라도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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