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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콘이 사는 법 Jun 08. 2018

이별을 하고

Part.1 이별

파도 타고 일촌 탐방을 좋아했던 싸이월드 세대입니다.

  그때는 싸이가 끝판왕인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새로운 SNS들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저도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으로 옮겨갔죠. 하지만 4년 사용을 끝으로 그 어떤 SNS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공유<인정받고 싶은 욕구<집착<중독

 SNS가 조금 지겨워질 때 즈음 그동안 올린 게시글들을 살펴보니 초창기와 다르게 점점 SNS의 본질을 잊고 자랑과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가득 찬 사진들과 글들로 가득했습니다. 이제서야 머리가 조금 자란 건지 그동안의 글들이 창피하게 느껴지더군요. 심지어 SNS를 사용하는 이유에도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회의감은 점점 커져갔고 SNS와 이별하였습니다. 그 후 일상과 생각들은 가끔 끄적이는 메모장에 간직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은 떨칠 수 없었습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왜 ‘좋아요’에 집착했을까?  


 도토리가 10~30대를 지배하고 있었을 때는 스마트폰이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던 시기라 핸드폰이 새 댓글을 알려주지 않았죠. 하루에 정해진 컴퓨터 이용 시간에만 미니홈피를 확인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싸이월드를 사용할 때에는 댓글이 달리는 ‘디지털 일기장’, ‘사진 공유’라는 개념으로 부담 없이 사용했었습니다. 물론, 방문자 수와 도토리로 잘 꾸며진 미니홈피, BGM들을 부러워했던 적은 있었지만 컴퓨터를 할 때만 볼 수 있었던 일촌들의 라이프가 부러웠던 적은 없었어요.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고 나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사람들의 라이프를 볼 수 있게 되었고, 하루에 열댓 번은 넘게 울리는 알람을 무시하기 힘들었습니다. 더 자주 확인하고, 더 자주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주로 친구들과 찍은 사진, 여행 사진, 신기한 사진, 내 감정으로 잔뜩 채워진 글 등 사용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 미니홈피에 올리던 게시물과 별 차이 없었죠. 다만 이용하는 마음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싸이월드 : 얘들아 오늘 찍은 사진 싸이에 올린다! 퍼가
페이스북 : 난 이렇게 살고 있다.
인스타그램 : 이게 갬성 이다.


 계속 울리는 알림은 주위 사람들의 라이프를 더 부러워하게 만들었고, 순수하게 공유하고자 했던 마음은 부러움을 이기고자 자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그렇게 남들과 비교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다른 사람보다 더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커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언제 댓글이 달리는지, ‘좋아요’가 몇 개나 되는지 등 페이스북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하루의 절반을 차지했고 ‘좋아요’에 집착하게 되었죠. ‘좋아요’가 신통치 못한 날은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공백을 깨고 다시 한번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달라지는 점이 있다면 저만의 SNS 신념을 세워 예전 같은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목적이 분명한 사용을 하려고요. 왜 브런치를 시작하려는지, 어떤 신념을 가지고 브런치를 이어갈지에 대한 이야기는 Part 2.에서 자세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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