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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콘이 사는 법 Jul 01. 2018

보이지 않는 눈

유니콘

 

                                                                             제3의 눈


 오랜만에 사진첩을 정리하다 참 재미있는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오래전 지인분들과 가평에 놀러 가 얼굴 낙서 게임을 했던 사진이더군요. “제3의 눈이다!” 라며 당차게 이마를 자랑하던 지인의 모습은 다시 봐도 재미있습니다. (초상권(?) 문제로 원본을 보여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당시 “제3의 눈”이라며 재미있게 웃었던 기억은 있는데, 정확히 제3의 눈이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몰랐습니다. 찾아보니 “제3의 눈은 상위 자아, 영적 센터, 아카식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여섯 번째 차크라로 알려져 있다.”라고 나와 있어요. 제3의 눈이 개안되면 우주와의 깊은 연결을 느낀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자료들을 천천히 살펴보니 개안이 되는 증상도 있었는데, “제3의 눈 개안 증상 = 마케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 눈썹 사이의 압력 = 미간 찌푸림

  미간을 찌푸리는 일이 많아진다. 

미적 감각이 있든 없든 디자인 감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영상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상을 어느 정도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영업부는 아니지만 KPI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해요. 고객들을 한눈에 사로잡는 문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창작의 고통도 감수해야 합니다. 회사 내에서는 "초 인싸이더"가 돼야 다른 부서들과 협업이 원활하게 진행돼요. 아,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세상 민감해져야 하는 건 기본입니다. 마케터라면 이 모든 걸 케어하는 순간순간 미간에서 미세하거나 강한 진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양쪽 눈썹이 가운데로 모이는 강한 힘을 느낀다는 건 진정한 마케터로 진화되고 있다는 매우 흔하고 일반적인 증상입니다.  


 

2. 의식적인 식이 습관 = 의식적인 계산 습관 

 마케터의 필수품, 두뇌 계산기 

마케터의 발자국은 모두 지출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마케터는 본인이 진행하고자 하는 캠페인을 구상하기 전 지출이 얼마나 일어나는 캠페인인지 먼저 생각해요.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최대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움직이는 것이 마케터의 숙명입니다. 그 결과 아무 생각 없이 포털사이트를 보고, SNS를 보는 순간에도 배너와 광고들이 돈으로 보이기 시작해요. 만약, 우연히 지나가다 보게 되는 오프라인 행사를 보고 견적부터 궁금해진다는 건 마케터로서 주요 업무를 맡게 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지표입니다.  


 

3. 이원성을 초월하는 지각 = 고객과 기업의 사이 지각 

 제3의 눈이 열리고 있다는 것은 고객과 기업의 사이에서 모든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마케터는 중립적인 자세가 중요해요. 기업에 치우치게 되면 고객이 원하는 바를 깨닫지 못하며 기업 입장에서만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고, 고객에 치우치게 되면 기업은 고객의 요술램프 지니가 됩니다.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입히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예요. 만약 기업의 제3의 눈이 개안되고 있다면 기업은 고객과 하나임을 인지합니다. 즉, 기업의 목표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부분에서 고려하고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러워집니다.    


 

4. 많은 동시성과 정렬된 숫자 

 어느 정도 제3의 눈이 개안되면 운이 작용할지는 몰라도 우연의 일치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설문지 조사를 하고, 데이터도 돌려봅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하려면 굿즈가 필요하니 여러 업체들과 컨텍도 해봐야 해요. 그리고 셀럽을 섭외하기 위한 루트도 필요합니다. 즉, 다양한 방면에서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동시성이 발생해요. 분명히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네, 인맥이 좋아야 해요. 다양한 분야에 계시는 분들을 많이 알면 알수록 마케터의 한숨은 줄어들어요. 이런 능력을 발휘하게 되면 내 통장의 숫자가 0으로 정렬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5. 사고방식의 변화와 정신의 확장 

 장마와 관련된 콘텐츠를 기획하려면 적어도 장마가 시작되기 1주 전에 콘텐츠가 완성되어야 해요. 그래야 남들보다 빠르고 많은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일기예보에 관심이 많아야 하겠죠. 만약 10대들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모션이 진행될 예정이라면 줄임말, 급식체, 아이돌, 유튜버 등 마음과 정신이 10대 학생으로 빙의되어야 해요. 하나를 깊게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케팅에서는 몽골의 초원처럼 넓고,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기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제3의 눈 개안은 편협한 사고를 지양합니다. 


 

6. 빛과 소리에 대한 민감성 = 프로 불편러 

 빛과 소리까지 민감해지는 프로 불편러로 진화됨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의문을 가지지 않으면 새로움을 발견할 수 없기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없어요. 그렇다고 진상이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서 걷는 방향이 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바뀌었는지, 이 뮤직비디오는 왜 이런 색감을 사용했는지, 저 광고의 멘트는 왜 저렇게 만들어졌는지 등 스스로 WHY를 제기하고, 동의하지 않는다면 어떤 방법이 좋을지 결론을 내릴 줄 아는 사람을 ‘pro’불편러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제3의 눈의 개안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7. 두통의 증가 

 신경 쓸 일이 한둘이 아니다 보니 두통이 증가합니다. 근육운동을 하면 다음 날 근육이 쑤셔 걷기조차 힘들지만 근육이 더 단단해지듯이, 기업과 고객의 사이에서 서로의 말을 어떻게 전할지 집중하면 머리가 쑤십니다. 그게 곧 두통이자 뇌 근육이 발달하고 있다는 증거죠. 그만큼 열심히 발전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제3의 눈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에요. 



 마케터를 ‘제3의 눈 개안 과정’에 비교해 보았습니다.  

모든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물들어진 이곳에서 고객에게 한 번이라도 더 눈에 띄려면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달해 주어야 해요. 그래서 마케터가 기업의 ‘제3의 눈’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의 말을 고객에게 통역해주어야 하며, 고객의 이야기를 기업에 언어로 전달해야 하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마케터는 애사심을 가지되 애사심에 물들면 안 되고, 고객을 생각하되 고객의 지니가 되어서도 안 됩니다. 기업과 고객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그 역할을 해내기 위해 마케터 : ‘제3의 눈’이 존재합니다.  


제 3의 눈을 가진 세상의 모든 마케터 파이팅!!! 


 


 


 

영상 출처 : http://bitly.kr/es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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