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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자신감 있는 큰 목소리 만들기

수업 시간 큰 목소리는 자신감의 시작!

by 이색저색

며칠 전 여러 다른 학교 선생님들이 와서 참관을 하는 '공개수업'을 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께서 학생들의 큰 목소리와 자신감있는 태도를 인상 깊게 보셨고, 어떻게 지도했는 지에 대해 궁금해 하셨습니다.


어제는 사실 몇몇 기술에 대한 이야기만 드렸는 데, 생각해 보니 더 중요한 게 있더라고요.

지금부터 자신감 있는 아이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한 학급에 있는 학생들입니다.


학생1) - 엄마가 무서워요.

작고 귀여운 아이인데, 다른 1학년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을 좋아하고, 선생님의 칭찬을 받기 위해 바른 자세와 큰 목소리로 대답을 합니다. 수업 자세나 발표 태도, 수준은 학급에서 매우 우수한 편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만 오면 달라집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보는 게 너무 부끄러워 발표도 할 수 없고, 바른 자세로도 앉아 있을 수 없어 했습니다.

공개 수업 전, 자신 있냐고 묻는 제 말에 다른 선생님들이 자신을 볼까봐 두려워 발표를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공개 수업때도 초반에는 부끄러워 고개를 숙이고 눈만 위로 뜬 채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저만 보고 있더라고요. 그러나 다행히 큰 용기를 내어 손을 들고, 평소보다는 작지만 큰 소리로 발표를 했습니다.


학생2) - 틀릴까봐 겁이 나요.

이 아이는 따뜻한 마음씨가 돋보이는 학생으로, 매우 사교적이며 재잘 거리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학교 입학 당시 학습 능력은 조금 부족한 편이었으나 탁월한 사교성으로 학교 생활에 완벽 적응하고 학교 생활에 만족하면서 학습 능력이 많이 향상되어 중간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듣는 태도가 예쁜 이 학생은 발표에는 다소 소극적입니다. 손을 번쩍 들고 일어섰다가도 발표 내용에 자신이 없어지면 몸을 비틀며 방긋방긋 미소를 진 채 자리에 앉곤 했습니다. 역할극 연습은 열심히 잘 하지만, 막상 발표를 할 때면 두려워했고요.

이번에도 역시나 다른 선생님들이 오는 게 무섭다며 발표를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이 학생도 용기를 내어 손을 들고 발표를 했습니다.


학생3) - 나는 내가 못하는 것을 알아요.

이 학생은 입학식 첫날 자기 소개도 하지 못했습니다. 자기 자리에 잘 앉지도 못하고, 교사가 하는 말에 주의를 잘 기울이지 못합니다. 복도에서는 거의 뛰어다니고 가끔 손가락을 3개로 그린 그림을 내곤합니다. 주제와 상괌 없는 그림을 그린 후, 교사에게 자랑을 하러 나오기고 하고요. 교사가 한 학생을 칭찬하면, 언제나 '저는요?' 하고 묻는 이 학생은 수업 시간에는 자신이 아는 단답형 질문에는 손을 들고 자신있는 큰 목소리로 발표를 합니다. 이 학생도 공개 수업 때, 발표를 했냐고요?

아니요. 아쉽게도 자신을 절대 발표를 못하겠다는 자세로 앉아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보이는 모습은 같으나 실제 학생이 작은 목소리로 발표하거나, 혹은 발표를 아예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물론 크게는 '자신감의 부족'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 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릅니다.

이런 다른 이유를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부모나 교사가 "큰 소리로 발표해봐."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 얘가 제 앞에서는 잘 했어요. ' 혹은 '애가 똑똑해서 아는데도 발표를 안해요.' 처럼 학생이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여겨질 때, 부모나 교사가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가끔 보기도 하는 데, 이때 이런 부모나 교사를 학생들을 정확하게 보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이 아이들의 인지적 역량이 어떠하든,


이 아이들은 할 수 있는 것을 안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어서 못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누구나 다른 사람들 앞에서 틀린 답을 말해 망신 당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학생들이 두려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럼 가장 먼저 우리가 해 줘야 할 것은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하기 보다는(어려움을 겪는 학생에게 "자신감을 가져라." 라고 말하는 것은 너는 왜 자신감이 없니?하고 아이를 비난하는 것입니다.) 그 상황을 고칠 필요가 있습니다.


교사가 할 일!


우선,

틀려도 괜찮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인식시켜야 합니다.

특히 공식적인 발표를 시작하는 저학년의 경우 학교 교실 환경이 중요한 데, "여러분들은 어른이 아니니 틀려도 괜찮아요. 그리고 사실 선생님도 어떨 때 틀리기도 해요. 학생이 다 안다면 학교에 나올 필요도, 선생님이 있을 필요도 없어요." 라는 식으로 학생 전체에게 자주 이야기합니다.

학생이 오답을 말했을 경우 교사의 태도가 매우 중요한 데, '네가 오류를 말했기 때문에 선생님이 한 번 세밀하게 설명하고, 너뿐만이 아니라 너처럼 잘못 생각한 학생들이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기에 너의 오답은 의미있다.'라는 식의 말은 하지 않더라고 충분히 실수 할 수 있고, 괜찮다는 교사의 표정과 말투만으로도 학생들의 오류에 대한 긴장도는 확연히 낮출 수 있습니다. 이것은 소수의 몇몇 학생들이 아닌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대중에 대한 공포가 있기 때문에, 대중 앞에서의 칭찬이 필요합니다.

목소리를 작게 발표했을 때 교사가 가서, "조금만 더 크게 말하세요."라고 말하는 교사가 있는 데, 그렇게 말해서 되는 학생도 있지만, "내용은 정말 좋았는 데, 소리가 작아 다른 친구가 네 발표를 못 들은 게 아쉬워요. 다음에는 더 크게 말하자." 혹은 "소리는 작아도 이 전에는 손도 잘 안들었는 데, 이젠 발표하려고 손도 잘 들어요.", "선생님이 명은이가 발표를 잘 하지 않아 걱정했는 데, 손을 들어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라고 말해야 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조금만 더 크게 말하세요'라고 말해도 소용이 없었다면 앞으로도 그렇게 말한다고 달라질 게 없는 학생들입니다. 교사의 대응 방법을 바꾸세요.


발표를 자주 하지 않은 학생이 발표 도중 실수했다면, 교사의 대처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학생들은 학생 나름의 우주를 삼킬듯한 용기를 내어 발표를 한 것이었기 때문에 그게 좌절이 되면 다음에는 더욱 하지 않게 됩니다.

예로, 저의 반 한 학생들은 한글을 못읽는 학생도 곧잘 손을 들고 책 읽기나 책 내용 파악하기 와 같은 어려운 질문에도 도전하는 데요, "한글을 잘 못읽는 데, 책을 읽는 도전을 한 영민이가 선생님은 정말 자랑스러워요. 그리고 영민이가 천천히 책을 읽을 동안 기다려준 여러분도 예쁘고, 옆에서 영민이가 책 읽는 것을 도와준 짝도 자랑스러워요." 라고 말하는 게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또 5월에 전학을 와 아무것도 안하고 엎드려 있던 학생이 이제 매일 발표를 하는 데, 가끔 틀린 내용을 발표하곤 합니다. 그때는 "길쭉하다고 말한 게 길다가 맞지?(수정) 명은이 처음 전학 왔을 때 책도 안 펴고 아무것도 안했는 데 이제 발표도 해서 선생님은 얼마나 기쁜지 몰라(과정에 대한 칭찬)."라고 자주 이야기 합니다.


이런 교사의 태도는 학생들끼리의 활동에도 영향을 끼치는 데, 나중에는 교사의 별 말 없이도 학생들이 실수를 하면 서로 감싸주고 칭찮해주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성공? 잊으세요.

맨날 발표는 개미 목소리 같이 하던 애가 큰 소리로 발표를 했습니다. 드디어 교사의 관심과 노력이 빛을 바래는 순간입니다. "이제 성공이니 이 학생은 덜 신경써도 되겠군."

그러나 그 학생은 그 다음번 100% 다시 개미같은 목소리를 냅니다. 그렇게 되면 교사는 학생을 실망한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럼 학생은 그 눈빛을 읽고 자신감을 잃게 되지요.

한 번의 성공은 그저, 가능성을 뜻하는 것입니다.

한 번 큰 소리로 발표한 것을 갖고, 너는 이제 큰 소리로 발표하는 아이야! 라로 교사 스스로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큰 소리로 말할 수 있는 학생이야라는 뜻일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교사의 중재가 옳은 방식이었다는 뜻입니다.

꾸준히 같은 수준의 중재로 밀고 나가, "아, 얘가 학기 초에는 목소리가 매우 작았었지?"라는 생각이 불현 듯 들 때까지 중재를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예요.

학생이 안한다고 생각할 때만큼 화가 날 때가 없습니다. 그 학생이 한 명이 안하면 반 학생들이 모두 기다려야 할 때도 있고, 작게는 모둠이 피해를 볼 때도 있고 해서 교실에서는 발표든, 활동이든 안하는 학생이 있으면 정말 속이 뒤집어 지지요.

그럴 때, "얘는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세요.

그런 생각 하나만으로도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선생님이 시켜서 일어는 섰는 데, 자신을 도저히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학생들 모두에게 발표대비책을 알려줘야 합니다.

지금 저의 학급은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입니다. 그 말을 해도, 전혀 부끄러운게 아니라는 걸 만드는 것은 담임교사의 몫입니다.

저는 큰 목소리로 말하면 칭찬해 주는 데,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라고 말해도 마찬가지로 칭찬을 해 줍니다. 공부를 못하는 아이도, 잘하는 아이도, 발표에 능숙한 아니도 미숙한 아이도 한 번 쯤은 이 말을 하게 되는 데요, 저희 반 아이들이 큰 소리로 웃으며,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를 외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발표 연습 방법


이미 교사라면 여러 가지 기술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학기 초 "저는 000입니다.", "나는 00을 좋아합니다." 라는 식으로 인지적 부담이 적은 것부터 학급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적절하게 말하는 게 하는 것도 있고, 앞의 친구보다 큰 소리로 말하게 하는 방법 등도 있지요.


그런데, 가장 쉽게 매일 기본이 되게 할 수 있는 발표 연습법은 "인사하기" 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학급에서 하는 두 번의 인사를 바른 자세와 큰 목소리로 하게 하는 것이 학급에서 쉽게 잘 할 수 있는 발표 목소리 연습이라 생각합니다.


발표 연습 시, 우선 큰 목소리를 내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게 되는 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중간에 갑자기 되지 않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크게 할까요?

학급에 이는 제일 목소리를 내기 두려워 하는 학생을 기준으로 방법의 수준을 맞춰가야 겠지요?


가장 많은 교사가 발표 연습으로 시작하는 것은 개인별 목소리 크기 비교하기 일 듯합니다.

발표 연습으로 인지적 부담이 적은 내용으로 모든 학생이 큰 목소리를 냈다면, 그 다음은 바른 자세로 서서 발표하기, 친구들을 보며 발표하기 식으로 태도까지 함께 지도해야 합니다.

발표 연습에는 참여하나 개인별로 비교하기를 통해서도 목소리의 크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모둠 대결을 해도 좋습니다. 모둠 중 조장이 대표로, 문장을 말하게 합니다. 이때 가장 큰 소리로 말한 조장이 있는 모둠에게 티켓을 제공합니다.


개인별 비교하기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이 있다면, 굳이 끝까지 시키려고 하지 마세요. 힘들면 하지 말고 나중에 하고 싶을 때 하도록 하라고 해주세요. 개인별 목소리 비교하기 활동은 재밌어 보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아이들도 곧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보며 함께 하고 싶어합니다.


저는 모둠 비교하기 활동을 가끔 하는 데, 책에 4개의 질문이 있으면 4명의 모둠 구성원들이 모두 발표를 하게 합니다. 그럼 같은 내용을 모둠의 수 만큼 발표하게 되는 데, 이때 제일 잘하는 학생을 먼저 발표하게 합니다. 학생들이 발표 전, 발표의 기준을 먼저 이야기 해주는 데 기준은 큰 목소리, 바르게 서 있는 자세, 친구들을 바라보는 시선, 다른 모둠 구성원들의 듣기 태도 등이 됩니다. 항상 제일 잘한 모둠원 1명만 티켓을 주는 게 아니라 모두 다 노력했으면 6모둠 다 주기 때문에 비교 평가이면서도 절대 평가가 되는 셈입니다. 또 목소리는 작았어도 그 전보다 발전했으면 티켓을 주기도 합니다. 모둠 대표로 해서 티켓을 받으면 모둠 구성원 모두 좋아하게 되는 데, 그 모습이 하나의 강화책이 되기 때문에 저는 모둠 비교하기 활동을 조금 더 선호합니다.



부모가 할 일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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