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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자A Mar 19. 2022

일상을 점령한 '홀복'

입시 강사까지 여자라면 벗어날 수 없는 성상품화의 굴레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쇼호스트, 인터넷 강의 강사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여성이라는 것이고 그들의 복장이 이른바 '홀복'으로 통일되고 있단 것이다.

이전에는 아나운서룩, 오피스룩으로 몸에 밀착하지만 노출은 최소화한 정장풍의 이른바 여성스러운 착장이었다면

이제는 일부 강사 직종을 제외하고는 노출까지 감수하면서

아이돌이나 입을법한 옷을 입고 다닌다.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주로 입는 홀복이 여성복 카테고리로 진출한지는 오래다.

유흥업소에서 입는 옷이라는 뜻의 홀복이 이제는 2030 여성복 판매 플랫폼에 버젓이 해시태그로 등록돼있다.

음지에서는 유흥업소라면 양지에서는 케이팝 아이돌들의 신체 대부분을 드러낸 노출복장이 쌍끌이 어선처럼

여성들의 노출 복장 유행을 견인한다.


1타 강사의 재밌는 에피소드 유튜브 영상을 우연히 보았는데

내용보다 내 이목을 끈건 여성 강사의 차림새였다.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그의 스타일은 홀복스타일이라고 부르긴 어려웠지만

10대 아동복을 연상케하는 테니스 스커트에 짧게 떨어지는 눈에 확띄는 색상의 상의, 동글동글 만화 주인공처럼 말린 웨이브 머리를 두갈래로 올려 묶고

얼굴은 은빛 펄로 잔뜩 하이라이팅을 한

도대체 입시와는 연결짓기 어려운 것이었다.


분명히 한 업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스타 강사이고

직종에 꾸밈이 결부되기 어려운데

그런 차림을 하고 있는것이 의아했다.

그래서 남성 강사들을 찾아봤다.

노타이에 셔츠차림, 카디건, 편한 티셔츠

안경을 쓰고 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얼굴 화장이나 눈썹관리를 하긴 했지만

굉장히 일하기 편하고 수업 내용 외에 그의 외모에서 신경을 끄는 요소는 없었다.


그런데 왜 토익, 입시, 각종 사교육 여성 강사들의 외모는 눈요깃감이 되어야만할까

한두명의 자발적인 취향이라기에는

내가 학창시절에 주로 보았던 편한 카디건이나 셔츠, 티셔츠 차림의 여성 강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조 속눈썹을 포함한 진한 화장은 당연한 것이라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 의견을 토로했더니 누군가가 짐짓 아는체하며 의견을 보내왔다.


"남학생들은 같은 값이면 여성 강사의 콘텐츠를 선호하니까요"


그러니까 왜?라는 질문이 다시 튀어나온다.

성매매가 실질적으로 보편화된 국가, 그 안에서 여성의 성상품화를 숨쉬듯이 하는 미디어, 그것을 보고 자란 남성들은 여성을 자원으로 생각하고

자원으로 취급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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