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자A Apr 17. 2022

당선자, 당선인

전두환 전 대통령 임기동안 '땡전뉴스'라는 말이 유행했다.

9시 뉴스를 알리는 시그널이 끝나면 땡 하자마자 "전두환 대통령은..."으로 시작하는 전비어천가 급의 찬양 뉴스 일색이었던

언론을 조롱하는 말이다.


요즘 뉴스는 '땡윤당선인'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것같다.

새 내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인만큼 차기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내 기억에 따르면 분명 '당선자'라는 말이 쓰였는데 요새는 찾아볼수가 없다.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접미사가 '놈 자'다.


한국일보 칼럼을 보니 인수위원회 측에서 '당선자'를 자제하고 '당선인'을 써달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놈 자'가 싫다는 이유로 사료된다.

현실적으로


사용자, 소비자, 제작자, 지지자, 화자의 접미사가 이놈 저놈의 의미로 쓰이지 않는데

어감이 싫다는 이유로 기존에 쓰여오던 단어를 바꾸겠다는 생각도 이상하지만

억지를 하달하는 쪽도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도 문제다.


지지자나 화자를 지지인이나 화인으로 바꾸지 않듯이

언어순화의 예라고 보기도 어렵다.


권력 중독자, 아니 권력 중독인의 시작은 사고의 틀인 언어를 쥐락펴락하려는 시도에서부터라고 본다.

언중의 언어습관을 억지로 내 입맛대로 바꾸겠다는 고집이 새 정권에서 보이지 않길 바라는 우려의 마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뜻이 있는 곳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